국제



'여름의 저주' 벗어난 오바마…정책 위기 넘겼지만 가을이 더 걱정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마침내 '여름의 저주'에서 벗어나 올 여름에는 임기 중 최고의 정치적 성과를 거두고 가을을 맞게 됐다.

2015년 여름 들어 6월에는 미국 대법원에서 그의 건강보험법과 동성결혼 허용법이 통과되었으며, 의회 내에서의 일정도 무난하게 소화해 냈고 7월 중에는 이란 핵협상 타결, 8월에는 쿠바에 미국 대사관 재 개설 등 역사적인 업적도 이루었기 때문이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잔여 임기에 그것 때문에 현 대통령의 존재가 그늘지는 대신에 오바마의 의제가 오히려 후임 자리를 놓고 다투는 후보들 간에 논쟁거리로 등장할 정도인 것도 특이한 점이다.

그 덕분에 오바마 대통령은 예년의 여름 휴가처럼 기자회견이나 공식석상 등장, 성명서 발표등으로 방해를 받지 않고 매사추세츠주의 휴가지에서 편안하게 골프나 자전거 타기를 즐기며 가족들과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

백악관 대변인 에릭 슐츠도 "대통령이 워싱턴의 복잡한 업무를 떠나 2주일의 휴가를 가족이나 친구들과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백악관으로 돌아오자마자 9월부터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며 올 여름의 행운이 유지될 것인지는 의회와의 싸움이 어떤 결말을 내는가에 달렸다고 그는 말했다.

최고의 난제는 수십억 달러의 경제 제재를 풀어주는 대신 핵개발 계획을 포기시킨 모처럼의 이란 핵협상 타결안을 의회가 거부하지 못하게 막는 일이다.

오바마는 의회가 이를 저지할 경우 불가피하게 그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며 그의 중대한 외교적 성과가 위태롭게 될 수도 있다.

그밖에 기후변화 협약, 아시아·태평양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 등에서 의회가 일사천리로 지지를 보냈던 때와 달리 자신의 업적을 보호하기 위해 힘겨운 씨름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2009년 여름의 건강보험 부결, 2011년의 정부예산 절벽 사태, 2013년의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논쟁, 지난해 이슬람국가(IS)의 폭발적 성장과 '경찰관 총격으로 인한 국내 인종 갈등 재발은 오바마에겐 언제나 '잔인한 여름'이었다.

오바마로서는 지난해 여러 가지 정치직 난관으로 조기 레임덕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올 여름 멋지게 씻어냈지만, 다가오는 가을 역시 만만치 않은 정치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미 집권 2기의 후반부에 접어든 오바마가 얼마나 의회의 협조를 얻어내고 호전적인 공화당을 설득해서 난관을 헤쳐갈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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