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총림 제9대 방장 자리를 두고 경남 합천 해인사가 양측 후보들간 갈등으로 혼란스럽다.
지난 23일 오후 대원 스님을 해인총림 방장후보로 내세운 추천위원회는 해인사 보경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참석한 스님은 세민, 종진, 원택, 수완, 광해, 원효, 성공, 태화, 용연, 감원 스님이다.
이 추천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산중화합의 전통을 바탕으로 '추대'되어야 한다고 밝혔으며 단결과 화합을 강조했다.
현재 조계종은 8대 총림이라 하여 송광사(조계총림), 해인사(해인총림), 수덕사(덕숭총림), 백양사(고불총림), 금정사(금정총림), 동화사(동화총림), 통도사(영축총림,) 쌍계사(쌍계총림) 등 총 8 곳이 있다.
즉 해인총림 방장은 해인사의 최고위직을 말한다.
해인총림 초대 방장은 1967년 성철스님이 올랐고 지난해 12월 입적하신 법전스님은 18년간 방장을 지냈다.
지금까지 '추대'를 통해서 방장을 지명해왔고 '선거'를 통한 전례는 없었다.
문제는 대원스님 추천위에 반하는 원각스님 추천위가 지난 16일 '합의 내용'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법전스님 비서실장을 지낸 전 해인사 주지 선각스님이 대원스님, 세민스님, 원각스님을 만나 방장 임기를 6년, 7년, 10년으로 정하고 내부 합의서 작성을 주도했다는 것.
이에 원각스님 추천위는 "선각스님이 임의로 정한 이 내용은 방장 역할을 자신의 영역내에 두려는 의도이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원스님측 세민스님은 "방장 임기가 10년은 길다. 그래서 나눠서 맡자고 제안한 것이다. 지금 분위기가 달라져 버렸다. 전부 용성문중이다. 대원스님은 용성스님 손주상좌, 저(세민스님)는 증손자, 원각스님도 증손자이다. 같은 문중끼리 싸우고 있다. 대원, 세민, 원각 스님이 순서대로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내가 먼저 제의해 합의했으나 원각스님이 합의를 깼다. 이제는 없던 일이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어 세민스님은 "선각스님에게 앞으로 순서대로 방장을 맡기자고 중재를 요청한것은 '선거'를 하지 말자는 의미다. 단합해야지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방장이 주지를 지명하기 때문에 향후 해인사 차기 주지 자리가 걸려있어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성철스님을 오랫동안 보좌했던 원택스님(백련암)은 "성철스님을 1967년 초대 방장에 추대한 후 오늘까지 선거로 방장을 정한 유례가 없다. 이번에도 어른스님들이 추천해서 추대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지난 9일 6대 문중이 중심이 되어 원각스님을 방장으로 모시겠다고 발표해버렸다. 백련암과 용탑선원 주지 스님 등은 밀어버리고 단합대회처럼 돼버려 백련암은 오갈 데 없어져 버렸다"며 하소연했다.
한편 원각 스님을 지지하는 스님들은 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또 의정 스님(양평 상원사 선원장)의 중재로 25일 경북 대구에서 양쪽 각3 명씩을 불러모아 합의를 논의하기로 했다.
의정 스님은 "선거로 방장을 뽑으면 해인총림 뿐아니라 한국선불교의 위상이 깨어진다."며 단합을 호소했다.
다음달 7일 예정된 '산중총회'에는 약6 00명의 선거인단이 소집된다. 이 자리에서 합의추대를 계획하고 있으나 25일 경북 대구에서 양측 대표들이 모여 논의를 한 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