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연출가 오태석(75)이 이끄는 극단 목화가 29일부터 2월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왜 두 번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펼친다.
1990년 충돌극장 개관기념으로 초연했다. 1992년 제 28회 동아연극상 대상, 1993년 제1회 대산문학상을 받았다.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 '세계비교극문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아시아권 연극 최초로 초청되기도 했다.
2015 서울에서 벌어지는 사회상에 놀란 용왕은 심청이를 데리고 서울로 나선다. 동대문 시장에서 지갑을 날치기 당하는 용왕을 구해주려던 노점상 정세명은 강도단의 칼질에 아킬레스건을 찔린다. 이후 그의 인생이 꼬여 용왕의 주선으로 군산 앞바다에서 새우잡이 배를 타게 된다.
새우잡이 배는 하지만 명분일 뿐이다. 용왕이 몸 파는 여자들을 배에 싣고 낙도를 돌며 매춘사업을 벌이려는 것이 실체다. 세명은 용왕을 처치하지만 여자들을 납치한 유괴범으로 몰린다.
극작·연출을 맡은 오태석은 정세명을 통해 강도, 폭력, 살인, 방화, 협박, 인질, 인신매매, 투신, 사기, 착취 등 우리 사회의 무뎌진 도덕성에 처절한 호소를 한다. 특유의 연극적 해학과 풍자도 버무려진다.
1989년 이야기를 쓸 당시 일회성으로 끝나기를 바랐던 오태석은 극단 목화를 통해 "당시에 일어나던 믿을 수 없던 일들이 앞으로는 없길 바랐던 작품"이라면서 "한 세대를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이 공연을 할 수 있고 관객으로 하여금 리얼리티로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고 말했다.
송영광, 김준범, 이승배, 윤민영 출연. 러닝타임 9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