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리뷰]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원어 공연의 매력 물씬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올해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았다. 수차례 오리지널 내한공연과 라이선스 공연으로 이미 실력은 검증됐다. 그럼에도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새삼 짚어볼 부분이 있다. 9년 만의 프랑스어 공연이란 점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최근 3년 간 한국에서 3차례 공연했다. 2012년 오리지널 팀 영어 공연, 2013년 라이선스 한국어 공연, 지금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오르고 있는 오리지널 팀 프랑스어 공연(2015). 공연 내용과 형식은 같지만 언어가 달라 분위기상 미묘한 차이점이 있다. 

영어 공연은 한 마디로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분위기'가 짙었다. 배경은 프랑스인데 언어는 영어고 무대는 한국이어서 그런 느낌이 물씬 났다. 

한국어 공연은 관객들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충족시켜 준다는 장점이 돋보였다. 콰지모도의 홍광호, '시인 그랭구와르'의 마이클 리 등이 노래 부르기 어려운 우리말 특유의 자음을 부드러운 질감으로 재창출한 호연이 돋보였다. 

이번 프랑스어 공연은 본래 오리지널의 고급스런 질감을 그대로 살려낸다. 프랑스어의 특징인 굴러가는 듯한 연음(리에종)은 우아함을 자아낸다. 세종문화회관 객석 의자의 뒷편에 모니터가 달려 있어 자막을 보기도 비교적 수월하다. 관객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2012년 영어 공연에 이어 이번 무대에도 오른 콰지모도 역의 매트 로랑은 여전히 허스키한 음색을 뽐내며 절창했다. 1999년 콰지모도 역으로 900여 번 이상 10㎏의 꼽추 의상을 입은 채 성당 벽을 타고 바퀴에 묶여 굴러다녔다. 2005년 첫 내한 이후 내한공연 때마다 동행한 그는 "10년째 교회를 다니듯이 한국에 들르고 있다"고 했다. 첫 날 커튼콜에서 대다수 관객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5세기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이방인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를 사랑한 꼽추 콰지모도의 슬픈 사랑 이야기다. 뮤지컬은 원작을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냈다. 노래하는 배우와 댄서가 분리됐다. 노래하는 배우 뒤에서 그의 감정을 대신 춤으로 표현하는 무용수가 있다. 연출가 질 마으는 "복잡한 연출법이 많이 들어가 음악이 묻힐까봐 그런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마으와 극작가 뤽 플라몽동은 캐나다 퀘벡 출신이다. 퀘벡은 영어권·프랑스어권의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의 도시다. '태양의 서커스' 같은 서커스의 본고장이기도 하고, '팝계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을 낳은 낭만적인 곳이기도 하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화려하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수긍된다. 

특히 에스메랄다를 가운데 두고 콰지모도, 주교 프롤로, 근위대장 페뷔스가 펼치는 3색의 사랑노래 '아름답다'가 절정을 이룬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콰지모도의 헌신과 슬픔, 프롤로의 욕망과 질투, 페뷔스의 쾌락과 배신이 세겹으로 뒤엉킨 노래이다.

프랑스 뮤지컬의 일부 작품은 사운드 질 유지와 완성도를 이유로 녹음반주(MR)를 사용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대표적이다. 발성이 부족한 조연급 배우를 제외하고는 노래 소리가 MR에 묻히지는 않았다. 

그랭구아르 역의 리샤르 샤레스트 등 오리지널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서울 공연 이후 대전, 광주 등 지방투어를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대구를 먼저 들렀다. 한국 공연은 타이완, 중국, 일본 등 아시아를 거쳐 2016년에 프랑스 파리로 다시 돌아가는 월드 투어의 출발이다. 2월27일까지. 6만~20만원. 마스트엔터테인먼트·창작 컴퍼니다. 02-749-9037

팁(Tip). : 댄스팀 구성원 중에 한국인들이 눈에 띈다. 비보이팀 맥시멈크루 출신 이재범을 비롯해 한국인 비보이들이다. 이재범은 2007년 한국 공연 이후 몇 차례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했다. 

프랑스어 공연의 우아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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