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수도’ 뉴욕을 중심으로 기독교 복음을 전하는 한인라디오방송이 설립 25주년을 맞아 눈길을 끌고 있다.
1989년 뉴욕 맨해튼의 랜드마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첫 방송을 송출한 미주기독교 라디오방송국(KCBN)이 화제의 방송이다. 당시만 해도 뉴욕엔 한인방송국이 단 두 곳밖에 없었다.
교파를 초월해 동포사회와 세계선교사역의 밑거름이 되자는 취지에서 3인의 목회자가 힘을 합쳐 설립한 KCBN이 25년의 성년을 맞기까지 역경이 적지 않았지만 이젠 동포사회의 20% 이상이 듣고 인터넷방송(www.kcbn.us), 스마트폰 방송을 통해 중국은 물론, 북한에서도 청취하는 세계선교사역의 파수꾼으로 거듭나고 있다.
KCBN은 뉴욕의 엄청난 전파사용료를 고려해 공중파가 아닌 SCA FM으로 전파되는 수신기 전용 라디오방송으로 설립됐다. 대당 30달러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복음과 동포사회 소식에 목말라 하는 한인들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지면서 수신기 보급이 4만여대에 이르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오늘의 KCBN을 이끈 두명의 주역은 이사장 겸 사장 윤세웅(70) 박사와 상임고문 김영호(82) 장로이다.
윤세웅 이사장은 “일년 내내 송출되는 라디오 복음방송은 KCBN 밖에 없다. 올들어 북한과 중국에도 인터넷 방송으로 많이 청취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면서 “초신자들에게도 은혜 안에 복음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KCBN은 특히 초교파적으로 운영되는 방송이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의 신학에 분쟁을 하나로 묶는 것에 큰 역할을 해왔다”면서 “모든 직원들과 함께 하나님의 사역지라고 생각하고 어렵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호 고문은 방송인생이 무려 60년에 달한다. 동경대학과 UCLA 대학 등 방송학 석사 학위를 2개 보유한 그는 88올림픽 방송위원장과 ‘미국의 소리’ 방송에도 관여했고 25년전 KCBN 초대 사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2년전 윤세웅 이사장의 요청으로 고문직을 맡고 직원 훈련, 방송 편성, 제작 등을 돕고 있다. 김영호 고문은 “저는 방송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 생각한다. 지금 80이 넘었지만 그동안의 노하우와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 특히 윤세웅 이사장이 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하시니 열심히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KCBN은 향후 TV와 신문 등 기독교 종합 미디어로 확장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윤세웅 이사장은 “라디오가 말씀 집중에 유리하다면 TV는 전도와 성화 과정에 좋은 점이 있다. 더 나아가 신문 창간도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어린 자녀들이 참여하는 관현악단 구성을 통해 다양한 음악 방송도 추진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KCBN은 1년에 한차례 공개모금 방송을 한다. 한 90세 할머니는 정부에서 받는 보조금 일부를 모은 쌈짓돈을 방송선교 헌금으로 내면서 “자식들이 다 떠나가도 말씀과 찬양은 내 곁에 있다”고 고백해 방송 관계자들을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교회일보 우병만 대표목사는 “뉴욕에서 복음 전파 선교의 뜻을 가진 선대 목사들을 통해 성장해 온 KCBN의 지나온 세월은 전도와 변화, 위로와 치유 등 간증의 놀라운 역사”라면서 “삶에 지쳐 생을 마감하려 했던 이가 방송을 듣고 전도사가 되는 등 복음 방송의 은혜가 얼마나 큰 지 모른다”고 전했다.
윤세웅 이사장은 “이제 KCBN은 세상을 향해 돌진해 나가야 할 젊은 일꾼의 나이가 된 만큼 2015년에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웹사이트와 앱 방송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