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두다멜 "클래식계, 더 많은 롤 모델 필요"…LA필과 첫 내한

'두다마니아(Dudamania)'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클래식 음악계의 센세이션이 된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33)과 1919년 창단한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마침내 서울에서 볼 수 있다.

두다멜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사장 박삼구)이 2015년 3월25~26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치는 '구스타보 두다멜 & LA 필하모닉'을 통해 7년 만에 한국 팬들과 다시 만난다.

두다멜과 LA필하모닉이 함께하는 첫 내한공연이다. 2008년 10월 LA필은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 지휘로 내한했다. 같은 해 12월 두다멜은 시몬 볼리바르 유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이번 무대는 홍콩, 상하이를 시작으로 한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LA필 아시아 투어의 하나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두다멜은 엘 시스테마의 최대 수혜자다. 경제학자 겸 오르간 연주자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주도로 탄생한 엘 시스테마는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문화예술교육의 상징이다. 이 프로그램 출신인 두다멜은 28세의 나이로 2009년 9월 LA필하모닉에 최연소 상임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2013 뮤지컬 아메리카 '올해의 뮤지션' 선정, 올해 론지 음악학교로부터 '2014 레너드 번스타인 공로상'을 받는 등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지휘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고 있다.

두다멜은 최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를 통해 진행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두다마니아'라는 용어에 대해 "재미있는 말이다. 클래식 음악에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은다면 그런 말은 기꺼이 반기고 싶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클래식 음악계는 더 많은 롤 모델을 필요로 한다. 좋은 가치를 가진 롤 모델 말이다. 내가 성인(saint)이란 말이 아니다. 클래식 음악이 지닌 가치, 클래식 음악이 사회에 공헌하는 것, 음악이 사회에 아름다움을 가져다 주고, 음악과 사회가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환영이다."

젊은 나이에 많은 것을 이뤄가고 있는데 대한 부담은 없냐는 질문엔 "글쎄. 그렇지 않다. 지금도 젊지만 어렸을 때부터 지휘하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이 오케스트라건, 지역 오케스트라건, 학교건 어디에서건 나는 똑같이 열심히 한다. 그게 나는 재미 있었다. 지금은 LA필에 있다. 하는 일은 똑같다. LA필에서건 학교 오케스트라에서건 같은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100년 역사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LA 필하모닉은 두다멜을 맞아 명성의 새장을 열고 있다. 고전을 넘어 우리시대 작곡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그린 엄브렐라 시리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재즈, 대중음악 등도 오간다. 엘 시스테마에 영향을 받아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무상 임대하고 음악 교육을 제공하는 LA 유스 오케스트라(YOLA)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도이치그라모폰과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에서 음반을 들을 수 있다. 애플 아이튠스를 통해서는 LA필하모닉의 첫 클래식 음악 뮤직비디오를 다운 받아 볼 수 있다. 두다멜은 LA필하모닉의 100주년 기념 시즌인 2018/19 시즌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LA필은 살로넨 때부터 현대음악을 많이 연주하는 악단이었다. 그러한 특색을 이어가고 발전시키고자 한다. 최근 몇년 간 LA필이 40곡의 세계초연곡을 연주했다. 그 중 15곡은 나와 함께 했다. 그리고 내가 함께 한 지난 6년간 LA필은 커뮤니티에 공헌하는 오케스트라로 지역과의 친밀감을 중요시하고 지역과의 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YOLA도 그러한 노력으로 만들어졌고, 이제 3번째 YOLA가 생겼다. 2009년 LA필 취임 첫 연주회는 사실상 헐리우드 볼에서 지역민을 대상으로 열린 무료 콘서트였다."

앞서 한국 방문에 대해서는 "그때가 내 첫 아시아 투어였다. 한국에서 2번의 콘서트를 열었는데 연주자도 관객도 열정이 정말 대단했다. 아주 아주 멋진 경험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흘러서 빨리 가보고 싶다. 알다시피 한국에서 온 마에스트로 곽승 선생님은 엘 시스테마에서 나의 첫 지휘 선생님 중 한 명이었고, 나를 많이 도와주셨다. 그러니까 나와 한국의 인연은 아주 오래전에 시작됐다."

LA필하모닉 100주년 기념 시즌까지 지휘를 맡는데 그 때까지 이루고 싶은 것을 묻자 "없다. 난 그냥 행복하다. 앞으로 4년, 5년 남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른다. 물론, 프로젝트로 말하자면 수도 없이 열거할 수 있다.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도 다시 하고 싶고, 베토벤 사이클은 할 예정이고, 바그너의 '반지'도 하고 싶다. 계획이야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LA 필과 함께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그들은 영원히 나의 가족이다. 그래서 임기 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말은 중요치 않다."

금호월드오케스트라 시리즈의 하나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크레디아 인터내셔널이 공동주최한다. 3월25일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제6번 '비극적', 25일 존 아담스 '시티 누아르'·안토닌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5만~3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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