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프랑스무용 현재와 미래' 앙쥴렝 프렐조카쥬·벵자멩 밀피예 온다

앙쥴렝 프렐조카쥬(57)와 벵자멩 밀피예(37). 프랑스 현대무용의 현재와 미래로 통하는 두 안무가의 작품이 서울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도미니크 바구에 무용단 등에서 경력을 쌓은 프렐조카쥬는 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넘나든다. 고전, 종교, 영웅, 사회 등 소재도 다방면이다. 

대표작은 1984년 자신이 창단한 프렐조카쥬 무용단의 '스노우 화이트(Snow White·백설공주)'. 이번에 내한공연으로 한국에 첫 선을 보인다. 

독일의 형제작가 그림형제의 동화가 원작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동화 보다 우아하게 꾸민다. 사랑에 눈을 떠가는 백설공주 이야기를 현대 발레로 그렸다. 

체코 출신의 낭만파 작곡가인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을 활용한다.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디자인한 관능적인 무대의상 역시 눈길을 끈다. 

프렐조카쥬의 파격적이면서 관록이 느껴지는 무대다. 2009년 프랑스 언론 연합에서 수여하는 문화 예술 분야 대상인 '글로브 크리스탈'(Globe de Crista'l)을 받았다. 

그는 공연주최사 현대카드를 통해 "신화나 전설처럼 포장한 것이 아닌 진짜 이야기, 백설공주라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라면서 "안무는 무용수들의 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최대한 집중하도록 작업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프렐조카쥬가 우아한 존재감을 뿜어낸다면, 밀피예는 셀러브리티 느낌을 풍긴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15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뉴욕 시티 발레단 최고의 스타 무용수로 활약하다 안무가로 변신했다. 

할리우드 스타 나탈리 포트먼(33) 주연의 영화 '블랙 스완'(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2010)안무가로 널리 이름을 알리며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셀러브리티'가 됐지만 그는 본래 아티스트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안무가 중 하나인 제롬 로빈스의 눈에 띄었고 세계적인 로잔 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그는 신체적 기량과 음악적 감각이 뛰어나다. 

2012년 새로운 예술적 열망을 불태우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야심차게 출범시킨 자신의 무용단이 'L.A. 댄스 프로젝트'(LADP)다. 이들의 공연이 이번에 처음 국내 소개된다. 무용수들에 더해 필름 메이커, 뮤지션,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뭉친 팀이다. 

이번 공연은 총 세 개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에 빛나는 세계적인 개념주의 미술가 바버라 크루거의 타이포그래피가 시선을 사로잡는 '리플렉션스(Reflections)'(2013), 검은 여백 위를 생동감 있게 유영하는 무용수들이 돋보이는 에마누엘 갓의 안무작 '모건스 라스트 척(Morgan's Last Chug)'(2013), 최고의 안무가로 꼽히는 윌리엄 포사이드가 불치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보내는 러브 레터와도 같은 '퀸텟(Quintett)'(1993)을 선보인다. 

밀피예는 올해 가을부터 세계적인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새로운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이 발레단은 루이 14세(1638~1715)가 베르사유 궁전에서 최초의 발레 스텝을 만들어냈을 때부터 이어져 내려왔다.

파리로 이주했으나 LADP라는 기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랑스와 미국, 두 나라에 동시에 정착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공연주최사 LG아트센터를 통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양쪽 대륙의 무용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었던 것은 제게 무용수로서나 인간으로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미국에서 좋은 결과를 거뒀거나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었던 작업 방식들을 (파리에) 도입해볼 생각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렐조카쥬의 파격적이면서도 발레의 중심을 놓치지 않는 정교함, 밀피예의 양 대륙을 아우르는 자유로움을 비교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프렐조카쥬는 프랑스 정부의 문화예술공로훈장 오피시에·레지옹 도뇌르 기사 훈장, 밀피예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유나이티드 아티스트가 수여하는 윈 펠로우십·프랑스 문화부에서 수여하는 예술문화훈장을 받았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6 스노우 화이트' : 14일 오후 8시·15일 오후 5시·1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3만~15만원. 현대카드·크레디아인터내셔널 클럽발코니. 1577-5266

'벵자멩 밀피예 & L.A. 댄스 프로젝트' : 13~14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3만~7만원. 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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