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서도소리 전문 학술단체 경서도소리포럼이 7, 8일 기생버전 시조인 ‘기판시조’ 복원 공연과 동학농민혁명 2주갑을 기념하는 ‘응답하라 1894, 새야새야 파랑새야’ 공연을 펼친다.
7일 오후 7시 한국문화의집 코우스에서 2014 전통예술복원사업 과제로 선정된 ‘기판시조’ 를 복원, 재현하는 연주회를 연다.
가판시조 복원과 재현은 전설적인 경서도소리꾼인 김옥심 명창의 시조녹음 20여 수가 발견된 것이 계기다. 1부 콘퍼런스에서는 이론가 유옥영 교수가 ‘권번시조의 가치와 의미’, 김정희 교수가 ‘기판시조의 음악적 특징’을 토론한다.
2부 재현공연에서는 경제시조 명인으로 가곡을 이수하고 KBS국악대상을 수상한 변진심 명인이 김옥심의 ‘우조지름시조’, 조모란 명창의 ‘여창지름시조’, 박월정 명창의 ‘사설시조’를 재현한다. 김옥심의 제자인 남혜숙 명창이 평시조, 지난해 KBS국악대경연 장원을 수상한 가사이수자 한대식 명인이 이영산홍 명창의 ‘남창지름시조’를 재현한다.
또 조유순·박진선 경기명창이 김옥심의 남창지름시조 ‘바람아 불지마라’와 ‘아희놈하여 나귀경마’를 복원하며, 경기도 무형문화재 경기소리 전수교육조교 이윤경 명창이 김옥심의 남창지름시조와 김옥희의 평시조를 재현한다.
선비판시조와 기판시조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하고자 이양교 명인의 ‘푸른산중하에’와 김옥심의 ‘푸른산중하에’를 한대식 명인과 박진선 명창이 비교창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이번 복원연주의 음악을 분석한 김정희 연구원은 기판시조의 음악적 특징을 “기판시조는 리듬, 선율, 노랫말 등 모든 요소에서 가변성과 다양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리듬적 요소에서 한배가 신축적이며 다소 빠르고, 따라서 곡 길이가 경제에 비해 짧으며 빠르기 변화가 심하며 는박이나 준박을 사용하고 여음의 길이가 가변적이며 선율적 요소에서는 경제에 비해 청이 고정돼있지 않고 다양하며 성음과 잔가락 그리고 시김새에서 경서도민요의 특성을 보이며 전조를 쓰는 점도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윤정 연구원은 “이번 기판시조는 기판시조 전부를 복원하기보다는 김옥심 명창의 시조를 중심으로 기판시조가 ‘이러한 특징이 있는 시조’라는 것을 알리는 수준이다. 기판시조에 대한 각계의 관심이 제고되기를 바라며 향후 기판시조와 경제시조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는 측면도 있다”면서 “정가는 정아하고 단아한 음악으로 질서와 일관성을 중시하는 측면이 강하므로 기판의 시조는 정제되지 못하고 세련되지 못한 음악일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것이 기판시조의 쇠퇴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공연은 선착순 무료입장이다.
경서도소리포럼은 동학2주갑 120년을 기리는 공연도 코우스에서 개최한다. 동학농민혁명 자체를 조명하기보다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던 즈음, 서민대중은 어떤 노래를 부르며 격변의 시대를 살았는지를 생각하며 장터를 중심으로 구한말에 유행한 노래들을 선보이는 무대다.
1부 ‘장군을 그리며’에서는 녹두장군을 추모한다. 창작곡 ‘장군을 그리며’와 살풀이, 회심곡 등으로 꾸며진다. 동학의 발단이라 할 수 있는 전북지역에서 만들어진 동초제살풀이를 이윤진 명무가 춘다. 서도 명창들이 불가의 화청을 흉내내 부른 곡으로 전승이 끊긴 것을 조유순 명창이 동료, 제자들과 복원한 서도회심곡조로 부른다.
2부는 1895년 서울의 한 장터를 배경으로 당시 세태를 풍자한 마당이다. 일본에서 유행한 양담배를 피우는 풍경, 우리말인 국문푸리를 하는 풍경, 그리고 경복궁 중건 때 불리며 유행한 아리랑타령을 부르며 노는 풍경, 각설이들이 장터를 누비는 풍경 등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세태를 풍자한 노래인 다양한 참요가 소개된다. ‘가보세요’ ‘건드렁타령’ ‘도화라지’ ‘군밤타령’ 등의 참요가 소개된다.
3부는 농민들이 농부가를 중심으로 한바탕 어우러지는 해원의 무대다. 신명난 풍물춤과 서도농부가, 함경도농부가, 풍년가 등을 이윤경(경기도무형문화재 전수교육조교) 명창이 제자들과 함께 들려준다.
당대를 살던 평민, 서민들의 이야기가 테마의 중심으로 들어온다. 그들이 즐겨 부른 음악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는 점에서 근대 민속음악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는 동시에 음악역사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역시 전석 무료 초청공연이다.
경서도소리포럼은 최근 예술인복지재단이 후원하는 예술인학습공동체를 통해 중년 예술인의 역량강화 콘퍼런스를 서울시민청에서 개최, 국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7인7색, 6인6색 등 다양한 공연으로 경서도소리의 학문적 발전과 안정적 전승을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