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 삼촌, 지상에 숟가락 하나, 아스팔트, 마지막 테우리…
제주의 아픈 역사를 쏟아 낸 현기영(73) 작가의 작품이다. 제주에서 태어난 현 작가는 문학을 통해 제주의 비극 4·3항쟁을 세상에 알렸다. 인간의 폭력이 어떠한 방식으로 극한에 이르고 삶과 존엄성을 박탈하는지에 대해 성찰했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이 23일 제주도농아복지관의 청각장애인 등 70여 명과 함께 올레길 19코스에 위치한 4·3항쟁의 유적지 너븐숭이 4·3기념관에서 '제8회 장애인독서문학기행'을 진행한다.
현 작가가 함께 해 그의 작품 '순이 삼촌'의 배경지이기도 한 유적지에서 작품 배경을 들어본다.
청각장애인들은 수화통역 자원봉사자들의 수화를 통해 작가와 얘기하고 짧은 글을 써 보는 시간도 있다.
지난 문학기행에 함께 한 노경실 작가는 자신의 품에서 동생을 보냈던 아픈 과거를 꺼내 동행했던 대구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 90여 명이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처럼 문학기행을 통한 작가와의 만남은 서로에게 치유의 시간이 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장애인들이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책과 친숙해지고 책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7회 장애인독서문학기행(황순원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