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직무대리 최영석)이 11월 6~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베르디 작곡의 '오텔로'를 선보인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가 원작이다.
올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을 기념하는 레퍼토리다. 국립오페라단은 앞서 이달 초 구노 작곡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호평 받았다.
'오셀로'는 '햄릿' '리어왕' '멕베스'와 함께 셰익스피어 4대 비극으로 손꼽힌다.
'오텔로'는 베르디가 '오셀로'를 원작으로 6년에 걸쳐 완성했다. 희대의 악역 '이아고'와 열등감으로 인해 파멸하는 영웅 '오텔로'의 모습을 통해 '잔인한 비극'을 보여준다.
국립오페라단은 "사회적 혼란과 인간의 내적 갈등, 비극적 결말을 통해 주인공의 파멸을 그린 줄거리와 드라마틱하면서도 장엄한 음악이 베르디 오페라의 음악적 완결을 보여준다"면서 "방대한 규모와 깊고 무거운 연극적 요소를 겸비하고 있어 연출가와 출연진 모두에게 상당한 기량을 요구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무대에서 격정적인 음악은 세계적인 지휘자 그레엄 젠킨스가 지휘한다. 영국 출생으로 영국왕립음대와 캠브리지대에서 지휘와 음악학을 전공한 그는 일찌감치 오페라 전문 지휘자의 길로 나섰다.
1994년부터 지난 20년간 미국 달라스오페라 음악감독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 오페라단과 함께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 작품을 연주했다. 이 작품을 전부 소화한 최연소 영국인 지휘자로 기록됐다.
2005년 빌리 데커 연출의 '빌리 버드'로 빈국립극장에 데뷔한 이후 '예누파'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장미의 기사' 등을 연주해 주목 받았다. 올해 3월 잉글리시내셔널오페라에서 '리골레토'를 연주했다.
섬세한 심리표현과 시각적 아름다움을 겸비한 연출로 호평 받는 영국 연출가 스티븐 로리스는 이번 무대에서 방대한 스케일의 남성적이며 웅장한 무대를 선보인다.
무대 중앙에 폐쇄적이고 고립된 마텔로 타워(원형 포탑)를 배치한다. 이 거대한 구조물이 끊임없이 열리고 닫히면서 질투와 열등감으로 가득한 주인공 오텔로의 심리 상태 등을 표현한다.
위험하고 불편한 등장인물간의 갈등, 파국으로 치닫는 극의 흐름을 표현한다.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글라인드본 투어링오페라 연출가로 활동하며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연출한 로리스는 이 작품이 영국 BBC를 통해 방영되면서 일약 스타 연출가로 발돋움했다. 한국 오페라 무대에는 2012년 국립오페라단 오페레타 '박쥐'로 데뷔했다.
매혹적인 저음으로 오텔로 역을 맡아 호평 받은 테너 클리프턴 포비스와 폭발적인 성량이 장기인 드라마틱 테너 박지응이 이번 무대에서 타이틀롤을 번갈아 연기한다. 이아고는 최근 정명훈의 지휘로 오랑주페스티벌에서 '오텔로'를 공연을 성료한 바리톤 고성현과 우주호가 나눠 맡는다. 소프라노 세레나 파르노키아와 오텔로 스페셜리스트 김은주가 고결한 사랑의 주인공 '데스데모나' 역에 더블캐스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