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예술의전당 음악당 " 평일 공연 오후 7시30분 시작할 수도'

내년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 내 음악당의 평일 공연의 시작 시간대 선택지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예술의전당에 따르면 이 기관은 최근 수십개의 연주단체·공연기획사에 '내년부터 음악당의 공연 시작 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오후 7시30분으로 30분 앞당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공문을 전달했다. 

콘서트홀·리사이틀홀·IBK챔버홀 등 음악당 내 3개 무대에 서는 공연이 대상이다. 

음악당 공연시작 시간 '오후 8시'는 음악당이 리노베이션을 거친 2005년 정해졌다. 이전까지는 오후 7시30분이었다. 그러나 직장을 다니는 청중들의 퇴근 시간과 예술의전당 앞 교통 체증 등을 고려해 당시와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번에 예술의전당이 다시 시간 조정 카드를 내세운 이유는 일부에서 공연이 늦게 끝난다는 불만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스타 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 등의 예에서 보듯 아티스트 사인회까지 겹치면 종종 행사가 자정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규모 있는 클래식 내한공연이 잇따르는 추세도 감안했다.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길어지는 공연이 많아지다 보니 대중교통 이용 시간에 좇겨 막판에 서둘러 공연장을 떠나는 청중들도 늘어났다"면서 "30분 앞당겨지면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예술의전당의 오페라하우스 내 오페라극장 무대에 주로 오르는 오페라와 발레는 이미 평일 공연 시작 시간이 오후 7시30분이다. 지난해 최대 화제작인 오페라 '파르지팔'은 무려 5시간35분의 대장정으로 인해 10월1일 화요일 개막 당시 오후 4시에 공연을 시작하기도 했다. 공휴일인 10월3일 개천절이 포함돼 있었지만 3일간 4500석이 단숨에 매진됐다. 

음악당에서 진행하는 오케스트라 공연도 사정에 따라 이미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는 경우가 있었다. 금요일인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에 시작한 'KDB대우증권 창립 44주년 기념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그 사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게시판에는 "퇴근시간을 고려한다면 분주한 상황" "저녁을 거르고 관람해야 되는 불상사" 등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예술의전당 인근 지하철역인 남부터미널과 예술의전당까지 거리가 도보로 10분 가량 걸리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음악당 평일 공연 오후 7시30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예술의전당은 "모든 평일 음악당 공연이 오후 7시30분에 맞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제성이 없다"면서 "다양한 공연이 나오다 보니 선택지를 넓히려고 한 것이다. 지금도 여론 수렴 중이고 유동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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