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연 당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받은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의 총체극 '단테의 신곡'이 1년만에 돌아온다.
작년 11월 처음 무대에 올랐을 당시 1000석이 넘는 해오름극장에서 7회 공연, 매회 객석점유율 100%를 넘긴 화제작이다.
'신곡(神曲)'은 이탈리아의 정치가 겸 시인이었던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가 망명 시절 집필한 서사시다. 주인공 '단테'가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지옥∙연옥∙천국을 여행하며 듣고 본 이야기를 담은 100편의 시로 구성됐다.
총 1만4233행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시를 150분의 공연으로 압축했다. 단테가 지옥에서 천국까지 이동하는 순례에서 변해가는 내면세계를 포착, 그가 품은 갈등과 고뇌를 그렸다.
이번 '단테의 신곡'은 여러 사건이 일어난 올해를 자연스럽게 반영해 업그레이드했다. 지옥을 견디는 존재로서의 단테를 더욱 부각시킨다. 천국을 극대화하기 위해 원작을 새롭게 각색했다.
원작과 초연에는 없는 '단테의 그림자'와 '늙은 단테'도 등장시킨다. 단테가 스스로를 응시, 자기 성찰을 하는 존재로서 방점을 찍기 위한 장치다.
무대도 새로 설계된다. 무대디자인의 명장 이태섭이 합류, 지옥∙연옥∙천국에 부피감을 부여한다. 영상, 아크릴, 철재 등의 소재를 사용해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지운다. 이태원, 홍정의 작곡가가 15인 국악∙양악 혼합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30곡을 편곡했다.
초연과 마찬가지로 공연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배우 지현준이 단테를 맡았다. 지난해에 이어 정동환이 역시 단테의 길잡이인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연기한다. 연극계의 대모 박정자 역시 애욕의 여인 프란체스카를 다시 맡는다. 국립창극단의 주역 김금미가 인간의 죄를 심판하는 지옥의 판관 미노스를 다시 연기한다. 창극 '장화홍련'로 호평 받은 김미진이 단테의 뮤즈 베아트리체로 새롭게 합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