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겸 지휘자 장한나(32)가 카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QPO)의 음악감독 직을 1년 만에 돌연 사퇴했다.
영국의 클래식 평론 '그라모폰'과 영국의 음악 비평가 노먼 레브레히트의 뉴스 사이트 '슬립드 디스크(slipped disc)' 등 외신에 따르면, 장한나는 8일(현지시간) 카타르 필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후임으로 러시아 지휘자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내정됐다.
장한나는 성명에서 행정적인 관리의 어려움과 예술적 견해 차이 등 사퇴 이유로 들었다. "예상치 못한 비자 문제와 런던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의 조언으로 9일 이후 카타르필과 관련한 일련의 모든 활동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필의 유럽투어 중 나온 결정이라 클래식계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난 7일 장한나가 카타르필을 이끌고 세계 최대 클래식 축제인 영국 BBC 프롬스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만큼 의문이 커지고 있다. 투어의 나머지 일정은 키타옌코가 소화한다.
장한나는 지난해 9월 카타르필 음악감독에 취임했다. 카타르 왕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카타르필은 중동 최대 오케스트라다. 장한나는 창단 6년이 된 이 오케스트라의 세 번째 상임 지휘자였다. 2012년 6월 객원지휘자로 이 단체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장한나는 작년 미디어와 만난 자리에서 이 오케스트라에 대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아랍권 최대 방송사인 알자지라는 최근 장한나를 집중 조명한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세계적이 첼리스트인 장한나는 2007년 제1회 '성남국제청소년관현악축제'의 폐막 공연에서 한국과 중국, 독일의 청소년 등이 뭉친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지휘자로 데뷔했다. 2009년부터 해마다 성남아트센터 '앱솔루트 클래식'에서 젊은 음악도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노르웨이 트론드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