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뉴스에 중독됐다. 이른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찾아 포털사이트와 SNS를 훑으며 새 소식을 검색한다. 출근길 대중교통 수단, 회의시간이나 강의시간 등 뉴스는 일상을 함께한다.
'세월호' 참사, 지하철 화재, 열차 사고 등 국내 뉴스로도 연일 뜨겁다. 비행기 추락, 폭격, 정계 스캔들 등 국제 뉴스가 쏟아진다. 뉴스는 이 세상이 얼마나 놀라운 일들로 가득한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러나 정작 이상한 게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끊임없이 충격을 쏟는다. 왜 우리는 그 뉴스를 들여다보며 충격을 받는 걸까.
문학, 예술과는 달리 뉴스를 읽는 법, 뉴스의 이미지를 읽는 법을 우리는 배운 적이 없다. 뉴스는 사용설명서 없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뉴스가 우리의 세계관을 창조하는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교육 매체임에도 그렇다.
'불안'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등을 펴낸 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45)이 연일 쏟아지는 뉴스를 주목했다. 알랭 드 보통은 책 '뉴스의 시대'에서 뉴스를 소재로 우리 시대 미디어를 둘러싼 풍경을 묘사한다.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부제다.
책은 뉴스의 세계를 효과적으로 항해하는 법을 말한다. 정치, 경제 뉴스에는 시큰둥하면서 셀러브리티의 연애 소식에 집착하는지,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격변은 어쩌면 그렇게 '남의 일'처럼만 느껴지는지, 재난 뉴스가 역설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언론의 역할도 짚는다.
알랭 드 보통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딛는다. 쏟아지는 뉴스 기사와 이미지를 통해 타인과의 접촉면은 늘었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에 무관심해져 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곧 우리가 타자와 진심으로 만날 준비가 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304쪽, 1만5000원,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