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이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자주 쓰이는 축구 용어들을 대체할 만한 다듬은 말을 제안했다.
'세트피스'로도 통하는 '세트플레이'에 대해 '맞춤전술' 또는 '각본전술'을 갈음할 말로 내놓았다. '축구, 농구, 배구 등 구기 종목 경기에서 선수들이 미리 짜 놓은 각본(계획)대로 상대팀을 조직적으로 공격하고 수비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축구 경기에서는 주로 코너킥과 프리킥을 얻었을 때 공격수들이 골을 넣기 위해 구사하는 공격 전술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골키퍼가 공을 주먹으로 쳐 내는 일'을 가리키는 '펀칭'에 대해서는 '쳐내기'를 제안했다. 동사형 '펀칭하다'는 '쳐내다'로 다듬었다.
'포메이션'은 '구기 경기에서, 상대편의 공격과 방어 형태에 따른 팀의 편성 방법 또는 그렇게 팀을 편성하는 일'을 뜻한다. '3-4-3 대형(隊形)', '3-3-4 대형' 또는 '3-4-3 진형(陣形)', '3-3-4 진형'과 같이 쓸 수 있다고 제시했다.
국립국어원은 "공격과 방어의 대형(또는 진형)을 편성하는 행위를 가리킬 때에는 '대형 갖추기', '진형 갖추기'라고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주로 축구, 농구 등에서 둘 이상의 사람이나 물건이 서로 맞서서 대결하는 것'을 말하는 매치업은 '맞대결'과 '대진'으로 바꿔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대회의 우승 단체나 우승자'를 가리키는 '디펜딩 챔피언'은 국립국어원이 2005년 '우승지킴이'로 다듬은 바 있다. 그러나 '우승을 지켜 낸 단체나 사람'으로 오해할 소지가 크므로 '직전우승팀'이나 '전(前)대회 우승팀'으로 바꾸어 쓰기를 권장했다.
'운동 경기에서 한 팀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를 가리키는 말인 '팀닥터'는 '(팀)전담의사, (팀)전속의사, 팀주치의'로 바꿔 쓸 수 있다고 알렸다. '코칭스태프'는 '운동 경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을 뜻하는 말로 '코치진'으로 순화하길 바랐다.
'베이스캠프'는 군사 용어로 쓰일 때 주둔 기지라는 의미다. 등산, 탐험 등을 할 때에는 근거지로 삼는 곳(캠프)을 가리키기도 한다. 축구 분야에 한정할 경우, '주훈련장'이라고 다듬어 쓸 수 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여러 경기 개최 도시 중 한 곳을 주훈련장으로 삼아 합숙 훈련의 근거지로 사용하고 다른 도시에서 경기가 치러질 때에는 이동해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1박2일 정도로 현지의 임시 훈련장을 사용하게 되는 형편"이라면서 "그래서 축구에서 '베이스캠프'는 '주훈련장'으로 다듬어 쓸 수 있다. 등산과 탐험 등 다른 분야도 고려하여 쓸 때에는 '근거지'라고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이 지금까지 다듬은 말들은 국립국어원 누리집(http://www.korean.go.kr)의 '찾기 마당'내 '어휘·용어 정보'의 '순화어' 난에서 찾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