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 예술자료원이 1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광화문역 광화랑에서 '원로 예술인의 증언으로 보는 그때, 우리의 노래: 한국 대중가요 고전 33선' 아카이브 전을 연다.
옛가요사랑모임 '유정천리(有情千里)'와 협력하는 전시회는 예술자료와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한국 근현대 예술사 구술 채록사업의 결과물인 원로 예술가의 구술영상을 통해 당대 작사가나 가수들의 증언을 들을 수 있다.
한국 대중가요 고전 33선으로 선정된 '울고 넘는 박달재', '단장의 미아리고개', '불효자는 웁니다'의 작사가 반야월은 2004년에 구술채록을 완료했다.
한국 대중가요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신라의 달밤' '비 내리는 고모령'의 작사가 유호(호동아)는 2005년, '나 하나의 사랑'을 작곡한 국내 최고령 작곡가 손석우는 2003년 구술채록을 완료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1927년부터 1957년까지 발표된 대중가요 33선 SP음반 진본을 만나볼 수 있다. 조선악극단에서 활동한 가수 장세정의 서명이 담긴 '연락선은 떠난다'(작가 박영호·작곡 김송규·노래 장세정·1937)는 현재까지 발견된 한국 대중가요사 최초의 사인 음반이다.
'귀국선'(작가 손희몽·작곡 이재호·노래 신세영·1949) 음반은 유일한 초판본이다.
'알뜰한 당신' '꿈꾸는 백마강' '진주라 천리 길' '고향설' '낙화유수'의 작사가 조명암(이가실·김다인)과 '신라의 달밤' '비 내리는 고모령' '아내의 노래' '전선야곡' '이별의 부산정거장'의 작사가 유호(호동아), '귀국선' '봄날은 간다' '비 내리는 호남선'의 작사가 손로원(손회몽) 등이 공감을 이끌어 낸 노랫말로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은 고전 명곡 선율의 주인공은 '신라의 달밤' 등 여덟 곡이 선정된 박시춘이다. '번지 없는 주막'을 작곡한 이재호의 작품이 다섯 곡, '목포의 눈물'을 작곡한 손목인의 작품이 세 곡으로 뒤를 이었다.
노랫말과 곡조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가수 또한 선정에 영향을 끼쳤다. '가요황제'로 통하는 남인수가 부른 곡 중 '애수의 소야곡' '낙화유수' '가거라 삼팔선',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네 곡이 선정돼 그의 명성을 확인했다.
이번 전시회는 광화랑에 이어 24~30일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필룩스에서 진행된다. 무료.
한편 앞서 예술자료원은 유정천리와 협력, 지난 4월1일부터 '대륙에서 춤추고 열도에서 노래한 조선악극단' 전을 열고 있다.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