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계속되는 위협에 '해빙' 난망

무력 도발, '불안한 체제‘ 결속·'강성대국' 과시 수단

광복과 함께 분단 70주년을 맞은 올 8·15 광복절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의 잇단 도발 움직임으로 남북관계는 여전히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북측에 가뭄 피해 지원은 물론 5·24조치 등 모든 현안을 대화를 통해 풀자며 손을 내밀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다. 

우리의 대화 제의를 사실상 모두 거부하고 있는 북한이 비정치적인 행사인 오는 10월 '세계군인체육대회' 참가마저 보류했다. 이희호 여사가 북한을 방문했지만 초청자인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만나지 못한채 귀국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오는 10월 도발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위협을 계속하고 있어 남북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올들어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사출 시험을 비롯해 ▲동해상 함대함 미사일 발사 ▲시속 90km 고속 주행 가능한 파도 관통형 고속정(VSV) 서해 실전 배치 ▲북한군 10여명 군사분계선(MDL) 침범 등 잇단 군사적 도발로 남북 경색국면이 더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해빙기'를 기대했던 남북관계는 특별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의 명분도 실익도 챙기지 못한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대남 비난 강도를 높이면서 군사적 도발에 나서는 등 대응 수위를 점차 높여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북한은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지난 6월 UN 북한 인권사무소가 서울에서 문을 연 것을 두고 강도 높은 비난과 위협을 쏟아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신들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인권 문제에 대해 남측이 앞장섰다는 것이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지난 6월25일 성명을 통해 "북남관계는 더 이상 만회할 수도, 수습할 수도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며 "남측에 이제는 말로 할 때는 지나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더이상 상대할 것이 못 된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또 "최후의 결판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는 등 향후 무력 도발 등 군사적 긴장관계를 이어나겠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는 장성택·현영철 숙청 등 '김정은의 공포정치'로 발생한 내부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북한이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북한의 10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대표적이다. 

장일훈 차석대사는 최근 미국 뉴욕 북한대표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0월 로켓, 장거리 미사일 발사설'에 대한 질문에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에 대규모의 성대한 기념식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 차석대사는 "북한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의 군사적 억지와 압력에 대해 북한은 현대화되고, 확장되고, 강화된 핵무기로 대응할 것임을 과거에도 밝힌 바 있"고 언급했다. 

그 동안 북한이 체제가 불안하거나 중대 사건이 있을 때 도발을 감행한 것으로 볼 때 이번에도 전략적 무력 도발을 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10월의 대축전장'으로 명명한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4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67m 규모의 대형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세운 정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군 당국 역시 10월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6월29일 "북한이 오는 10월 전략적 수준의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한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 증축 공사가 10월 전까지는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략적 수준의 도발이 있다면 10월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로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북한 함정이 중국 어선을 몰아내고 있고 해상에 부표를 설치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최근 들어 북한이 중국 어선을 밀어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와관련, 북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아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이 오는 10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무력 도발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의 제재가 뒤따르고, 이에 반발해 4차 핵실험까지 감행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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