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朴대통령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北 참여 기회 열려있어"

"경원선 연결은 통일과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는 출발점"

박근혜 대통령은 5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과 관련해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며 북한의 개방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역에서 열린 경원선 남측구간 철도복원 기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축사를 통해 "북한도 이제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하고 변화의 길을 선택해서 함께 번영하고 발전하는 미래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경원선 남측구간 철도복원 착공과 관련해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는 해에 남북의 허리를 잇는 경원선 복원사업의 첫 삽을 뜨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2015년 8월 5일 오늘은 우리 모두가 평화통일을 반드시 이루고 실질적인 통일준비로 나가고자 하였던 역사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원선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분단 이전, 서울과 원산을 잇는 223.7㎞의 경원선은 남과 북을 이어주는 소통의 통로였다"며 "그리운 가족과 친지를 향해 달려가는 발걸음과 철원역을 지나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학생들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의 끊어진 경원선은 북한의 가족을 그리는 눈물과 긴 세월을 하염없이 기다렸던 탄식의 길"이라며 "경원선을 다시 연결시키는 것은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복원해 통일과 희망의 미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통령은 "더 나아가 경원선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해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민족사의 대전환을 이루는 철길이 될 것"이라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진군을 알리는 힘찬 기적 소리가 한반도와 대륙에 울려퍼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긴 안목을 갖고,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미국의 신실크로드 구상과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연계시키는 창의적인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은 하루속히 손을 맞잡고 한반도의 끊어진 대동맥을 잇는 평화통일의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며 "북한은 우리의 진정성을 믿고 용기 있게 남북 화합의 길에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비무장지대(DMZ)와 관련해서는 "남과 북이 함께 DMZ의 분단의 철조망을 걷어내고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살아 숨 쉬는 터전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며 "DMZ가 남북주민은 물론 세계인의 '꿈이 이루어지는 지대'인 '드림 메이킹 존(Dream Making Zone)'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공식에 앞서 직접 열차에 탑승해 2012년 복원된 신탄리역-백마고지역 구간을 이동하면서 실향민·탈북민 및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자 등과 환담을 나눴다.

박 대통령은 열차에서 옆에 탄 초등학생 이정민(11)군에게 "얘기를 들으니까 어머니가 임신을 해가지고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서 굉장히 힘들게 고생고생해서 오셨다"며 "정민이한테 '보다 좋은 삶을 꼭 내가 줘야 되겠다'하는 그런 모성애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해 내시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이 된다"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朴대통령 첫 일반열차 탑승…2017년까지 백마고지역-월정리역 간 9.3㎞ 복원 

실향민 오문희(88·여)씨는 "경원선을 해방되고서는 못 탔다. 오늘 처음"이라며 "언제라도 개통이 되면 원산으로 해서, 북한으로 해서, 요새 다 가겠지만 제가 나이가 많아서…"라고 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아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런 날이 빨리 앞당겨지도록, 이번 기공식도 (통일을)한시라도 앞당기는 그런 출발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마라톤 손기정 선수의 외손자인 이준승 손기정기념재단 사무총장에게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에 참여한 점을 언급하면서 "선조들의 열정, 의지 그런 것을 많은 분들한테 알리시고 평화통일을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에 앞으로도 적극 동참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대통령님께서 특별기차가 아닌 일반열차를 타신 것은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백마고지역에 도착한 뒤에는 침목(枕木)에 '유라시아로 이어지는 한반도 (많이 띄운 뒤) 평화통일과 새로운 미래개척! 2015. 8. 5 대통령 박근혜'라고 서명을 남기고 강영일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으로부터 경원선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날 행사에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정종욱 광복7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민간위원장 겸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을 비롯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몽골·독일·폴란드 등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및 유라시아 철도 관련 국가 외교사절과 실향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1단계로 2017년까지 경원선 백마고지역-월정리역 간 9.3㎞ 구간의 단선철도를 복원하는 사업으로 정부는 이와 병행해 DMZ 및 북측구간 연결을 위한 남북 간 협의도 진행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경원선은 서울 용산역과 북한의 강원도 원산을 잇는 223.7㎞ 철도노선으로 남측 구간은 서울 용산역에서 철원군 백마고지역까지 94.4㎞다. 1945년 분단 이후 남북 간 운행은 단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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