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지상 8층 규모 오피스텔, 완공 앞두고 '기울림 현상' 때문에 공사 중단

시공사, 구청 몰래 긴급 보강공사 중 들통 물의

완공을 앞둔 지상 8층 규모의 광주 한 오피스텔 건물이 이른바 '기울림 현상' 때문에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공사 중인 건물이 옆으로 기운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지만 건설사 측은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하라는 관할 구청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보고 없이 긴급 보강공사를 실시하다 들통이 나 물의를 빚고 있다.

2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광주 북구 오치동에 모 건설사가 신축 공사 중인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1개동·연면적 2701.59㎡)의 한 오피스텔 건물이 옆으로 기운 것 같다는 시민의 제보가 접수됐다.

같은 건설사가 바로 옆에 지은 또 다른 오피스텔과의 거리가 눈으로 보기에도 건물 아랫부분보다 윗부분이 좀 더 가까워 옆으로 기운 것처럼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5월27일 현장 점검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한 구청은 시공사인 건설사에 오피스텔간 윗부분이 더 가까워 보이는 이유에 대한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그 결과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건설사는 이틀 뒤 구조안전진단 결과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런 통보도 없이 긴급 보강공사를 실시했다.

건설사의 일방적인 긴급 보강공사 사실을 알게 된 구청은 같은 달 30일 다시 한 번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보강공사 이외 모든 공사를 전면 중단시켰다. 이와 함께 공사 중인 오피스텔에 대해서는 긴급 정밀안전진단에 들어갔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90% 가량 공사가 진행된 오피스텔의 기울림 현상은 사실로 확인됐다. 기울림의 원인으로는 지반 조사 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연약 지반의 출현과 이로 인한 기초 지반의 지지력 부족이 지목됐다.

지반 조사 단계에서 공사 현장의 일부 토질이 무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기초 공사를 했으며 8층, 22m 높이의 건물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한 쪽 지반이 11~12cm 가량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신축 공사 중인 오피스텔은 윗부분이 인근 오피스텔 방향으로 건축선보다 최대 15cm 가량 기울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구청의 1차 현장 점검 이후 건물의 기울림 현상과 원인을 알게 된 건설사가 이를 감추기 위해 구청 몰래 보강 공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건설사가 지반이 내려앉아 건물이 기울어졌다는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 그 시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정률 90%, 마감재 공사만 남겨둔 상황에서 시민이 눈으로 보고 느낄 정도의 기울림 현상을 건설사와 감리 등 전문가들이 몰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북구 한 관계자는 "지반의 수평이 맞지 않으면 주저앉은 쪽으로 건물 등의 무게가 쏠리고 이로 인해 균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몰랐던 것도, 아무런 통보 없이 뒤늦게 보강 공사를 한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2일부터 한 달 동안 계측기 등으로 측정한 결과 현재까지는 오피스텔의 기울림 현상이 더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구는 구조안전진단팀이 제시한 최신 공법을 통해 지반의 지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보강 공사 실시를 건설사에 지시할 예정이다. 공사 완료 뒤에는 구조안전진단팀의 의견을 수렴해 오피스텔 사용 여부 등을 결정하고 앞으로 2년간 해당 건물에 대해서는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건물 거푸집을 쌓다보면 조금씩 한쪽으로 밀리면서 10㎝ 내외의 오차가 발생하지만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이로 인해 건물이 기울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했고 구청 현장 점검 이후 지반 침하 현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물 침하가 일어나는 경우 만약을 대비해 현장에서 긴급하게 보강 공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기도 한다"며 "안전이 제일 우선이기 때문에 보강 공사 조치를 우선으로 한 뒤 구청에 보고하려던 것이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밀안전진단에서도 보강 공사를 실시하면 건물 안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간을 충분히 갖고 보강 공사를 해 근본적으로 안전에 한 점의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 이미지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더욱 철저히 보강 공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