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정부가 국내 외환시장의 개장 시간을 24시간으로 확대하고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원화 거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기획재정부는 26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투자 서밋'과 관련해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이런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달러 현물환 기준 역내 외환시장만 인정하고 있다. 거래는 정부 인가를 받은 2개 국내 중개사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참여기관도 지정 금융기관으로 제한돼 있다. 개장 시간 역시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만 허용된다.
이 같은 제한은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 간 원화 거래를 사실상 금지한 조치인데, MSCI 편입 논의 과정에서 외국인의 원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반복돼왔다. MSCI는 편입요건으로 역외에서 활성화되고 실물 인수도 가능한 외환시장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24시간 운영해 미국 투자자의 거래 공백을 줄이고,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수요 일부를 국내 현물환 시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직접 원화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외 원화결제 기관' 제도도 도입한다.
한국은행에는 24시간 결제망을 구축해 야간 시간대에도 외국 금융기관 간 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든다. 현재 한은 결제망(Bok-Wire)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만 운영돼 야간 결제에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이 같은 개선책을 담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종합 로드맵'을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MSCI는 매년 6월 국가 분류를 조정하며, 최소 1년간 관찰 기간을 거쳐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 가령 내년 6월 관찰 대상국에 지정되면 내후년인 2027년 6월 편입이 결정되고, 실제 편입은 2028년 6월에 가능하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10원대까지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두 달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원화 가치는 한미 관세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