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약해져도 사라지지 않아…공존할 '균형점' 찾아야"

영국 의학 전문가, 세계백신면역연합 기고
"팬데믹 종료, '코로나 0' 아닌 관리가능 수준 전환 의미"

 

[파이낸셜데일리 김정호 기자]  코로나19의 위세가 점점 약해지겠지만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각국이 바이러스와 공존할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해외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따르면 영국의 의학 전문 기고가 린다 게디스는 '코로나19는 이미 사실상 엔데믹이 됐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엔데믹(endemic)은 감염병이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게디스는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는 확진자를 '0'에 가깝게 유지하는 '제거 전략'을 추구하지만 영국 같은 나라는 코로나19를 엔데믹으로 취급하며 의료 체계를 압도하지 않는 선에서 통제 가능하다면 일정 수준의 사망·확진자 발생을 용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디시는 "이런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종식은 코로나19가 아예 없어지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라 보다 관리가능하고 예측가능한 수준의 질병으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한 해제 시기와 감염 수준을 놓고 이견이 있긴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할 때 의도하는 바가 바로 이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디스는 "백신 접종 완료자들이 바이러스를 많이 퍼뜨리지 않고 백신 접종률도 높다면 면역력이 약해지더라도 정기적인 추가 접종을 통해 새로운 변이를 막고 세계 일부 지역에선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염을 차단하지 못하거나 집단면역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바이러스가 계속 돌 것"이라며 "하지만 중증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백신을 맞았다면 중증 질환자 수는 용인 가능한 수준으로 낮게 유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가 언제 이 지점에 닿을 수 있는지 알기란 쉽지 않다"며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력 약화, 백신의 점염 예방 정도, 집단 면역에 필요한 접종 비율 등이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도 대응이 제각각이다. 성인 인구의 3분의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영국은 '감염과 사망의 연결고리'가 약해졌다고 보고 모든 봉쇄를 풀고 있다. 반면 인구 56%가 백신 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은 델타 변이로 확진자가 다시 늘자 제한 조치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게디스는 "어쨌든 궁극적으로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며 "지난 팬데믹에서 알수있듯 코로나19는 결국 위험성이 덜해지고 예측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을 야기한 '인플루엔자 A'는 5000만 명 이상을 사망에 이르게 하며 40년 가까이 돌았다. 그러나 이후로는 치명도가 떨어졌고 백신으로 사망과 중증을 더더욱 감소시켰다고 게디스는 설명했다.

게디스는 "광범위한 팬데믹이 단번에 종식될 가능성은 낮으며 정상화 일자를 잡기란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세계 여러 지역의 감염이 우리가 코로나19와 공존할 수 있는, 완전하진 않더라도 용인 가능한 균형점으로 서서히 사그라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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