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넘어 주문 즉시 배송하는 '퀵 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 요기요의 '요마트'는 물론 편의점,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송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이츠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 6일 '마트' 항목을 신설하고, 쿠팡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배달 제품은 과일·채소·샐러드, 정육·수산·계란, 빵·시리얼·잼, 우유·유제품, 화장지, 조미료·소스·장류 등이다. 송파구 내 배달 예상 시간은 10~15분으로 뜬다.
쿠팡은 일본법인인 CP재팬을 통해 지난 6월부터 도쿄 일부 지역에서 자전거를 활용해 20분 만에 배달이 가능한 서비스를 운영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즉시 배송 서비스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는 도심형 물류창고를 통해 빠르게 배송한다는 의미를 담은 퀵(Quick)과 상거래를 의미하는 커머스(Commerce)를 결합한 것으로 통상 30분에서 2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퀵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쿠팡도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 뒤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쿠팡이츠 마트는 배달업계 1위인 배민의 B마켓을 벤치마킹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라이어가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단건 배달'로 쿠팡이츠가 빠르게 영향력을 키운 만큼 쿠팡이츠 마트가 15~30분 내 배송으로 B마트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앞서 B마트는 2018년 배민마트로 시작해 2019년 브랜드 명칭을 바꾸고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 일부 지역에서 30분 이내에 생필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마트에 가지 않아도, 기다리지 않아도 주문한 상품을 바로 배달한다'는 것을 모토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쿠팡의 퀵커머스 맞불 전략에 배민도 단건 배달인 '배민1' 서비스 확대하며 견제에 나섰다. 배민은 서울 강남과 서초, 종로, 중구, 영등포 등에서 배민1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운영하는 요기요도 지난해 9월 서울 강남지역에서 '요마트'를 선보였다. 요마트는 신선식품, 밀키트 등 식재료부터 생활용품, 가정용품, 반려동물용품 등까지 3000여개가 넘는 다양한 상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배달업체 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이커머스에서도 퀵머커스 실험이 한창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배달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속도 경쟁으로 옮겨붙는 분위기다.
GS리테일은 지난달 GS25 편의점과 슈퍼마켓 배달 주문 전용 애플리케이션 '우딜-주문하기'(우딜앱)를 론칭해 10일 만에 누적 주문 건수 10만건을 돌파했다. 우동(우리동네)마트에서 간편하게 물건을 주문할 수 있고, 우동마트 기준 49분 내 신속하게 배달된다는 장점과 오프라인의 할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밀키트 제조사 프레시지와 함게 2시간 내에 밀키트 상품을 배송하는 '톡딜 프레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배달 전문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협업해 라이브방송을 보고 상품을 주문하면 2시간 이내 상품이 배송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