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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상의 회장, "국내 기업 과잉규제 상황..규제개혁 나서야"



[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내 경제 상황을 '냄비 속 개구리'에 비유하며 과잉 규제를 질타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은 지난 24일 출입기자단 신년인터뷰에서 "냄비 안의 개구리가 지금까지는 땀을 뻘뻘 흘리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피부 곳곳에 화상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다"며 정부가 규제 개혁에 속도를 낼 것을 촉구했다.

박 회장은 우리 사회에서 규범이 작용하지 않고 법만 자꾸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대 국회 들어 기업 관련 법안이 1500개 이상 발의됐는데 800개 이상이 규제 법안"이라며 "800개씩 더할 규제가 뭐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이어 "정부가 규제혁파에 앞장을 서야 하는데 말은 하지만 잘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파격적 규제 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며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향세를 보이는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고도 성장세가 꺾이고 새로운 이머징마켓이 대두하는 시점에 (정책 방향을) 바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과거의 모델과 새로 부상하는 나라들과 힘겨운 경쟁을 하면서 동시에 규제에 막혀서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정부의 노력에는 공감하되, 실행과정에서 디테일의 묘를 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구조적 하락세에 있기 때문에 해결책도 구조적이고 근본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며 "문제 제기에 대해 정부가 상당수 공감하고 정책에 일부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방향은 잘 잡았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정책이 만들어지고 수행되는 과정에서 디테일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구호나 선언에 끝날 것이라는 걱정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회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서는 "기본적 입장은 '받는 것 나누기 실제 근무시간'이라는 대법원 판례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의 카풀 서비스, 협력이익 공유제, 집중투표제 등 사회 갈등에 대해서는 "아무도 십자가를 지고 싶어 하지 않아" 해결이 요원한 것으로 진단하며, 정부나 국회가 주도해 '갈등 조정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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