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사후면세점 정비작업…"매출에는 큰 영향 주지 않을 것"

정부가 무관세를 뜻하는 'Duty free' 간판을 내걸고 장사를 하는 사후 면세점 사업에 대한 정비 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친다. 

국세청은 지난 27일 관보를 통해 사후면세점 명칭에 대한 규정이 담긴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부가가치세 및 개별소비세 특례규정 고시'를 개정했다. 

원칙적으로 사후 면세점은 세금 환급을 뜻하는 'Tax Refund'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Duty free'라는 문구를 사용하지 말라는 금지 조항이 없어 이를 악용하는 업체들도 존재했다. 

실제로 일부 면세점에서는 'Duty free'라는 문구를 내걸고 장사를 하며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전국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8000여개의 사후 면세점 사업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전 면세점과 사후 면세점 차이는 

소공동 롯데면세점, 공항면세점 등으로 대표되는 사전 면세점과 사후 면세점의 가장 큰 차이는 물건에 관세가 붙어 있는 지 여부다. 

사전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물건은 관세,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이 모두 면제된다.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물건을 구입할 때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지불하면된다. 

이에 반해 사후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물건은 관세가 붙어있다. 이 때문에 사후 면세점에서는 무관세를 뜻하는 'Duty free'를 사용하면 안된다. 

사후 면세점은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으며 고객들은 물건을 구입할 때 관세를 비롯해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등이 포함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다만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는 3개월 이내에 환급 받을 수 있다. 고객들은 관세만 지불하는 셈이다. 

인허가 측면에서도 사전 면세점과 사후 면세점은 차이를 보인다. 사전 면세점은 관세청의 허가가 있어야 영업이 가능하지만 사후 면세점은 관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후 면세점은 어디에 많이 있나 

사후 면세점이 가장 활발하게 영업을 하는 곳은 제주도다. 

제주도 최대 규모의 사후면세 백화점인 JSM 백화점은 지난 9일 영업을 시작했다. JSM은 레이저 응용기기 업체인 엘아이에스가 지난 5월 인수한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장했다. 

엘아이에스 측은 재개장을 한 첫주에 중국인 2500명이 방문한 상태며 올해 10만명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강원도에도 사후 면세점 '부띠 아울렛'이 있다. 부띠 아울렛은 지난 4월 오픈했으며 알펜시아 웰컴센터 인근에 248.67㎡의 A관(의류관)과 333.01㎡의 B관(명품관)으로 구성됐다. 이곳에서는 명품 패션상품, 화장품, 명품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사후 면세점 정비사업…매출에 큰 영향 주지 않을 것

정부가 추진 중인 사후 면세점 사업에 대한 정비 작업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영세 소규모 사후 면세점이 타격을 받을 수는 있지만 대형화 체계화 된 사후 면세점 매출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 기업 관계자는 "전국에 영업중인 사후 면세점은 중국 관광사와의 연계를 통해 장사를 하는 곳이 많다"며 "이 중 영세한 곳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이번 조치를 취한 듯"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형 사후면세점은 지방자치단체 측에서도 적극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고 대규모 자본이 뒤를 받치고 있어 무관세라는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전 면세점과 사후 면세점의 가장 큰 차이는 제품에 관세가 있는 지 없는 지 여부"라며 "일본의 경우 사후 면세점이 발달돼 물건을 구입할 경우 그자리에서 부가가치세 등을 환급해주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사후 면세점을 강화하려면 그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B 업체 관계자는 "사후 면세점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지방 같은 경우는 시내면세점이 없는 경우가 많아 사후 면제점 입점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많은 사후 면세점이 간판 정비를 하고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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