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만혼에 더해 결혼을 하고도 아기를 갖기를 미루는 젊은 부부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전월세값 상승으로 주거비가 많이 드는 서울·수도권에서 그 현상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생활 후 2년 이전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은 71.0%로 지난해 72.1%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첫 아이를 출산할 때까지 결혼생활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의 모의 평균 연령도 30.34세로 전년보단 0.22세, 2004년에 비해선 2.09세 상승했다.
첫 아이 출산까지의 부모의 평균 결혼생활기간이 긴 시·도는 서울 1.98년, 경기 1.88년, 인천 1.80년 순으로 서울 및 수도권이 상위에 랭크됐다.
이 지역에서 2년 내에 아이를 출산하는 비율은 각각 65.9%, 68.3%, 70.1%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제주(78.1%), 전남(78.1%), 전북(77.6%), 광주(76.8%)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 역시 서울(32.69세), 부산(32.25세), 대구(32,20세), 경기(32.15세) 등 대도시에서 전국 평균(32.04세)보다 높게 나타났다. 충남(31.27세), 전남(31.25세)은 상대적으로 평균 출산연령이 낮았다.
거주 비용이 많이 들고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가파른 지역일수록 출산을 하는 여성의 평균 연령이 높고 결혼 후 아이를 갖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를 봐도 출산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이유로 출산 및 육아비 부담(44.3%)과 전반적인 경제 및 고용상황 불안(30.4%) 등 경제적 측면이 75% 가량 지목됐다.
고승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희망 자녀수와 실제 출산율 간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경제·고용상황 불안, 관련 비용 상승 등 출산을 방해하는 구조적, 비자발적 제약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맞춤식 저출산 정책 설계와 고령출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