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대우증권과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등 3개 금융자회사를 매각한다.
산은은 24일 이사회를 마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을 위해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매각 자문사를 선정한 뒤 10월초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됐다. 신희택 사외이사가 매각추진위원장을 맡았으며 매각관련 부문장(부행장) 6명이 포함됐다.
산은은 이후 매각 자문사에 대한 입찰을 시작해 재무·회계·법률 자문사를 선정한다. 매각공고는 실사 및 시장 반응 등을 살핀 뒤 10월초 낼 계획이다. 산은 인수합병(M&A)실은 매각자문사에서 제외됐다.
이후 인수의향서 접수, 예비입찰과 예비실사,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이 진행되면 12월말이나 내년 초쯤 매매계약이 이뤄지게 된다.
따라서 새 주인이 완전히 결정되는 것은 내년 상반기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는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와 겹친다.
산은은 ▲대우증권 43%(1억40481만1383주) ▲산은자산운용 100%(777만8956주) ▲산은캐피탈 99.92%(6212만4661주)를 갖고 있다.
대우증권의 산은 장부가는 1조7758억원이다. KDB자산운용 634억원, KDB캐피탈 5970억원 규모다.
산은 이대현 정책기획부문장은 "매각가치 극대화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에 따라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시장상황에 따라 단독매각하거나 KDB자산운용과 묶어 팔 계획이다. KDB캐피탈은 매각 시간에 차이를 둬 따로 인수자를 찾을 방침이다.
이 부행장은 "규모가 큰 대형 금융사들이 매물로 나올 경우 시장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국내 M&A에 마지막 남은 대형 증권사로 평가받는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업계 2위다. 1위 NH투자증권의 4조4000억원과 1000억원 차이다.
이에따라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곳이 업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여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행장은 "외국자본의 경우 국내자본시장에 어떻게 기여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며 "외국계 자본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건전성에 대해서도 "정상적으로 운영된 만큼 문제가 없다"고 확신했다.
이 부행장은 "대우증권 경영진 역시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경영 중"이라며 "지극히 정상적이고 투명하게 경영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동안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등 자회사에 대해 자율원칙을 세워두고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대우조선해양 2조원 규모의 부실사태가 불거지며 책임론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손실을 보전하고 부실을 떠넘기기 위해 위해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의혹을 보냈다.
이에 이 부행장은 대우조선해양과 전혀 관계없이 진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행장은 "정책금융기관역할 재정립방안에 따라 계획해 통합 이후 조직 안정화 시간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대우증권 매각 이익이 생겨도 올해 재무제표에는 반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