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불붙는 이베이 인수전...롯데·신세계 '마이너로 머물 수 없잖아'

롯데·신세계 이베이 인수에 관심 공식 표현
높은 의지 피력함에 따라 인수전 가열 양상
SKT·MBK파트너스도 적극적…복병도 나올듯
가격은 부담…인수 향방에 e커머스 판도 바뀔듯

[파이낸셜데일리 강철규 기자]  국내 대표적인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공식화했다. e커머스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어느 쪽이라도 단숨에 네이버, 쿠팡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다.

유통분야에서 강자로 꼽히는 롯데와 신세계는 e커머스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는 중고나라를 인수하며 e커머스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네이버와 협력하고, SSG닷컴의 오픈마켓 시범운영에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롯데·신세계 이베이 인수에 관심 공식 표현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강희태 부회장은 지난 23일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강 부회장은 롯데 유통BU(Business Unit)장을 맡고 있다. 다만 강 부회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했다.

신세계 역시 적극적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24일 주주총회에서 "예비 입찰 단계에 참여한 건 맞지만,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경쟁사와 같이 우리도 진지하게 이베이코리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급변하는 e커머스 경영 환경 속에서 이마트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사업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이런 맥락 속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이해해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6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 입찰에는 롯데·신세계·SK텔레콤·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당초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카카오는 불참했다.

◇높은 의지 피력함에 따라 인수전 가열 양상

앞으로 진행될 본입찰에서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무엇보다 이베이코리아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인수만으로 e커머스 시장의 강자로 도약할 수 있다.

G마켓·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20조원이었다.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의 거래액은 약 7조6000억원이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규모로는 네이버만큼 커진다.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의 e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약 3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어떤 회사와 결합해도 당장에 네이버·쿠팡과 경쟁할 수 있는 파괴력을 갖는다.

롯데와 신세계 양측 모두 이베이코리아가 가진 '규모'가 필요한 상황이다. 쿠팡과 네이버가 앞서나가는데 여기서 주춤하면 영원히 '마이너 회사'에 머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e커머스 사업부장을 경질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SSG닷컴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불을 붙인 모양새다.

◇SKT·MBK파트너스도 적극적…복병도 나올듯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 의지를 피력했지만 경쟁자도 만만치 않다.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과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역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야할 이유가 있다.

SK텔레콤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는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과 제휴를 공식화,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MBK파트너스도 무시할 수 없다. 홈플러스가 오프라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온라인 부문 경쟁력을 재고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의외의 복병이 등장할 수도 있다. 업계는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카카오가 본입찰에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또 동남아 기반 직접구매 플랫폼 큐텐도 복병으로 지목된다.

◇가격은 부담…인수 향방에 e커머스 판도 바뀔듯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은 결국 가격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희망가는 약 5조원으로 알려졌다. 이 액수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쿠팡이 미국 증권 시장 상장 직후 시가 총액이 100조원이 넘어가는 등 모습을 보이자 이베이코리아가 5조원이면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대형 e커머스 업체 중 유일한 흑자 기업이다. 유료 회원만 3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부정적으로 보는 쪽은 이베이코리아 영업이익률이 2010년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2015년 영업이익률이 약 10%였던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 수혜를 받고도 영업이익률이 약 6%에 그쳤다.

일단 인수를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대규모 추가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점도 인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경쟁에서 밀리면 답이 없다는 불안감과 조 단위 돈을 써야 한다는 불안감이 모두 있는 상황"이라며 "어느 누구라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e커머스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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