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강철규 기자] 최근 중국 경기 둔화의 여파로 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비싼 곳으로 알려진 홍콩의 사무실 임대료가 6년 만에 하락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반(反)중 시위도 영향을 끼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중국의 경기 둔화가 홍콩의 사무실 임대료와 가격을 떨어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홍콩에서의 사업 확장 계획을 재고하고 있어서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인 콜리어스가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홍콩의 사무실 평균 임대료가 1.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사무실 임대료가 내려간다면 6년 만의 하락으로 기록된다.
다른 중개업체 JLL에 따르면 2017년 홍콩의 핵심 상업지구인 센트럴에서 중국 기업은 전체 사무 공간의 50%를 차지했지만 이후 이 비중은 크게 떨어졌다.
두달째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홍콩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동안 홍콩에서는 지난 21일 밤 한 전철역에서 흰 옷을 입은 남성들이 시위 참가자들과 시민을 폭행한 일명 '백색테러' 사건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경찰과 시위대는 또다시 격렬하게 충돌했다.
재무부 장관 격인 폴 찬 홍콩 재정 사장은 28일 블로그 글을 통해 대규모 시위가 홍콩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영업량이 급감했다는 소매업자와 요식업자들이 많다"며 이번 시위로 홍콩의 국제적인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FT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홍콩의 정치적 위기가 수십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FT는 전했다.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0.6%에 그쳤다.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송환법은 중국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반체제인사나 민주화 운동가가 중국으로 보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