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6·25 참전용사 '유해 봉환식·안장식' 처음으로 열린다

맥코터씨 "전우들 있는 부산유엔기념공원에 묻히고 싶다" 유언 따라

6·25 전쟁에 참전했던 영국의 유엔군 참전용사가 고국으로 돌아가 숨을 거둔지 14년 만에 그의 유언대로 전우들이 묻힌 한국땅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오는 11일 오전 10시 부산유엔기념공원에서 영국군 참전용사인 고(故) 로버트 스티드 홀먼 맥코터씨의 안장식을 연다고 9일 밝혔다.

6·25 전쟁에서 살아남아 고국으로 돌아간 유엔군 참전용사들 가운데 사후 유엔기념공원에 묻히는 것은 지난 5월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씨에 이어 맥코터씨가 두 번째지만, 우리 정부가 주관하는 공식 유해봉환식과 안장식은 맥코터씨가 처음이다.

맥코터씨의 유해는 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하며 보훈처가 주관하는 유해봉환식을 거쳐 서울현충원 봉안당에 임시 안치됐다가 11일 전우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유엔기념공원에 함께 안장될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최고의 예우로 맥코터씨의 안장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사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묻히기를 희망할 경우 모든 예우를 다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1948년 영국군에 입대한 맥코터씨는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당시 홍콩에서 복무를 하던 중 영국군 최초 파병부대인 '아가일 앤드 서덜랜드 하이랜더스' 부대원으로 참전을 자원, 1950년 8월 한국에 도착해 낙동강 방어 전투에 투입됐다.

그는 낙동강 방어 전투에서 적의 고지를 공격하던 중 한쪽 다리에 화상을 입고 일본으로 후송돼 6주 동안 입원 치료를 받고 다시 전장으로 돌아와 싸우기도 했다.

1952년 8월 영국으로 돌아간 맥코터씨는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킨 한국을 다시 방문하기를 원했지만 건강 문제로 방한할 수 없었다.

그는 2001년 7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면서 "전우들이 있는 부산유엔기념공원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지만, 그의 부인은 남편의 유골을 집에서 보관해야 한다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의 부인마저 2012년 세상을 떠나자 맥코터씨와 함께 6·25 전쟁에 참전했던 형 제임스씨(90)를 비롯한 유족들은 맥코터씨의 유언을 들어주기로 뜻을 모았고, 유엔묘지 국제관리위원회(UNMCK)가 유족들의 뜻을 받아들이면서 맥코터씨는 한국을 떠나 영국으로 돌아간지 63년 만이자 영국에서 숨을 거둔지 14년 만에 다시 한국땅에 돌아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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