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3국 외교전의 마지막 라운드인 한일 정상회담이 2일 개최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당초 예고대로 오찬은 없지만 '30분짜리 회담'이 될 것이라던 일부의 우려와 달리 3국 정상회담과 동일한 시간이 배정됐다.
이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3년 반 만에 복원키로 하는 등 지역내 협력을 강화하는데 합의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은 1일 3자 정상회의 시작 전 리커창 총리는 물론 아베 총리와도 손을 잡고 취재진의 촬영에 응했다. 공동기자회견 후에는 먼저 아베 총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고, 웃으며 악수를 교환했다.
박 대통령이 화해의 제스처를 내보인 만큼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양국이 냉기류를 걷어내고 관계를 정상화하는데 뜻을 모을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아베 총리의 '성의표시' 여부다.
박 대통령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올해 안에 타결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과거사 해결이 한일 관계 정상화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2일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경우 한일 관계는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될 수 있다.
반대로 과거사에 대한 의미있는 수준의 언급이 없을 경우에는 상당한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내에서 "아베 총리가 뒤통수를 쳤다"는 비난이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박 대통령으로서도 한일관계 개선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현재까지의 상황에 비춰 보면 예단은 쉽지 않다.
1일 열린 3국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향해…"라며 과거사 문제를 에둘러 언급했다. 리 총리 역시 "역사문제를 비롯한 중대 사무에 대한 공동인식은 상호 신뢰의 전제조건"이라며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과거사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공동기자회견에서도 "3국은 지역 평화와 번영을 넘어 국제사회의 안정에 큰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며 협력을 강조했을 뿐이다.
2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탐색전에서 벗어나 과거사에 대한 본격적인 의견교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날 한일 정상회담이 아베 총리가 원했던 '의미있는 회담'이 될지는 스스로에게 달려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