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동학 혁신위원은 15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우리 당으로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혁신위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인 롤모델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 "당 정체성 각 진영에 사로잡히는 건 맞지 않다"
이 혁신위원이 유 원내대표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올해 초부터다. "저는 우리 당의 157명 헌법기관과 함께 고통 받는 국민들의 편에 서는 용감한 개혁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원내대표에 출마한다"는 원내대표 출마의 변이 '너무 멋있다'고 느꼈다.
이 '감동'은 지난 4월 유 원내대표가 야당의 이례적인 '칭찬'을 한 몸에 받았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유 원내대표는 당시 '중부담 중복지'를 주창하며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 혁신위원은 유 원내대표에 대해 "앞으로 우리 사회에는 진영과 이념의 대립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없다. 진영을 넘어 옳고 그름의 문제, 합리적인 잣대를 가지고 타협과 대안 대결의 정치로 넘어가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대화도 통하고 당내 반발을 무릅쓰고 소신을 견지해 가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 혁신위원은 혁신위 구성과 당 정체성에 대해서도 '유연성'을 주장했다. 진보와 보수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위에서 추진키로 한 '100인 원탁회의'를 주장했던 것도 이 같은 취지에서다.
그는 "현실에 맞게 유연성을 가지면 좋겠다"며 "당 정체성도 각 진영에 사로잡혀서 진보다, 보수다 이렇게 정립하는 건 현실에 맞지 않다고 본다. 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서도 찬반으로만 논쟁하니까 당론도 없이 왔다갔다 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제안한 100인 원탁회의에 대해서는 "당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까지 폭넓게 목소리를 듣고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혁신안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100인이 아니라 1000인, 1만인 원탁회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우선 과제로 선정한 '기득권 타파'에 대해서는 '모두 함께' 그리고 '스스로' 내려놓기를 대원칙으로 강조했다.
이 혁신위원은 "구성원들이 스스로도 알지 못한 채 누리는 기득권이나 특권이 있다. 국회의원뿐 아니라 지방의원과 당 지역위원장 등 각자가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다 함께 내려놔야 한다"며 "서로가 가진 기득권을 인식하고 어떻게 내려놓게 할 수 있을지 방안을 찾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대표적 특권으로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을 꼽았다. 그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들은 예산안 심사 끝나면 너도 나도 해외로 나간다"며 "일정은 관광이 대부분이고 보고서를 쓰더라도 직원들 시켜서 대충 작성하는 게 고착화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당 계파 생산 문화 재밌어…자문단 만들었더니 대표였던 정세균계라 해"
계파 문제에 대한 쓴 소리도 쏟아냈다. 이 혁신위원은 열린우리당 창당대회에서 의자를 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정치'의 매력에 이끌려 스스로 당원 가입을 한 후 12년 동안 정세균계, 정동영계, 손학규계로 끊임없이 분류돼왔다. 그래서 '철새'라는 비난도 들었다.
자신이 롤모델로 삼는 정치인으로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을 자신 있게 말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에 소속된 정치인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피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누구라고 말하면 나를 분명히 그 계파라고 할 것"이란다.
이 혁신위원은 "우리 당에 계파를 생산하는 문화가 너무 재미있다"며 "2006년 대학생 시절 당내에 대학생정책자문단을 만들었다. 당시 대표가 정세균 대표여서 정세균계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2007년 대선 때 당 대통령 후보가 된 정동영 후보를 위해 학생당원들과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니, 정동영계로 갈아탔다고 하더라"라며 "이듬해 손학규 당 대표 취임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적진인 종로로 출마한 당 대표를 도우니 손학규계라고 불렸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떤 특정 사람의 계파가 아니라) 당(黨)계고, 국민계"라며 "이런 식이면 갓난아기가 당에 와도 계파로 씌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계파로 낙인찍는 문화도 개선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30대 초반인 이 혁신위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만만치 않다. '어른'들 앞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겠냐는 시각도 있고, 어차피 내년 총선에서 청년 비례대표로 출마할 사람이 '혁신'을 하겠냐는 비아냥거림도 있다.
이 혁신위원은 "혁신위는 서로 굉장히 존중해주는 분위기"라며 "오히려 젊은 혁신위원들을 혁신의 주인공으로 인정해준다"고 반박했다.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도 "내 꿈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정치를 넘어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물론 국회의원이 되면 세상을 바꾸는데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혁신 국면에서 욕심을 낸다면 다 망가지게 될 것"이라며 "내가 힘을 보태서 당의 혁신을 완수하면, 더 훌륭하신 분들을 발굴하고 키워낼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이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프로필
▲1982년 강원 화천 ▲경기대학교 법학과 ▲민주당 경기도당 초대 대학생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 소장 ▲모두가수닷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