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워크숍의 하이라이트였던 '원탁토론'이 결국 용두사미로 그치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3일 경기 양평 가나안농군학교에서 1박2일 간 진행된 워크숍의 마지막 일정으로 야심차게 기획한 원탁토론을 진행했지만 "제대로 된 토론도 못해봤다"는 의원들의 성토만 쏟아진 채 워크숍이 마무리됐다.
원탁토론은 강원대 강치원 교수의 '토론의 방법과 기술' 강의를 듣고 이를 그대로 적용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별 토론으로 하나의 주제를 모은 뒤, 대표자를 선정해 종합 토론에서 다시 발표하는 방식이었지만 발언시간을 제한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조별 토론을 하던 중 자리를 박차고 나온 박지원 의원은 "모든 것을 터놓고 반성하고 토론하고 공격도 하면서 어떤 방법을 찾아야지 뭐하는 것이냐"며 "발언을 3분으로 제한해 답변하라는 등 100분 토론 나가는 것 연습해보라는 것 같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박 의원은 워크숍을 마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강행군 교육 다 좋았다. 그러나 이번 워크숍은 4·29재보선 패배 후 의원들 모두가 무제한 끝장토론을 통해 처절한 반성, 치열한 논쟁, 멱살잡이 싸움이라도 해서 미래로 가도록 해야 한다였다"며 "그러나 원탁회의라는 미명으로 토론을 봉쇄했다"고 말했다.
그는 '100분 토론의 기능을 가르치는 원탁토론'이라고 규정한 뒤 "모두가 부글부글 끓었지만 계급장 떼는 의원이 없었다"며 "할 말을 해서 분열을 막고 승리의 길로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는 박 의원뿐 아니라 다른 의원들의 문제 지적도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당 대표가 워크숍 시작부터 "계급장을 떼고 치열하게 토론하자"고 제안한 만큼 상당 수 의원들은 '끝장토론'을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물거품으로 돌아간 셈이다.
전순옥 의원은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서로 드러내놓고 좀 더 격렬하게 토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원탁토론 중심으로 하다 보니 허심탄회하게 소통을 하는 기회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대학생도 아니고 토론기법을 가르치고 있나"라며 "무슨 제대로 된 토론도 못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박병석 의원은 "적당히 넘기면 우리는 분당의 길로 더큰 패배의 길로 간다. 정치는 말"이라며 "조만간 의총 등을 열어 한 번 더 이런 기회를 만들어 제대로 격론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원탁토론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토론시간을 늘려 이날 저녁까지 토론을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의원들의 일정을 이유로 추후 의총을 소집해 부족한 토론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