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0일 한·미 양국 고위당국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공세를 폈다. 실명 비난을 통해 심리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요구사항을 관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 게재한 '리퍼트의 대화조건 타령, 진짜 얼굴은'이란 글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겨냥, "지난 27일 남조선 주재 미국대사 리퍼트란 자가 기자간담회라는 것을 벌려놓고 '미국은 북남대화의 속도나 범위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느니 '목표 자체가 북남대화의 재개이고 준비가 돼있는데 북이 여러가지 조건을 붙인다'느니 뭐니 하는 얼토당토 않는 나발을 늘어놨다"고 지적했다.
조평통은 "특히 목표니 조건제시니 뭐니 하면서 북남 사이에 쐐기를 박지 못해 안달하는 리퍼트의 교활한 속셈이 가소롭고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올해에 들어와서도 미국은 북남관계가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자 행정명령이란 것을 발표해 남조선당국을 압박했고 얼마 전에는 대통령이라는 자까지 나서서 체제불안정이니 붕괴니 하는 개나발까지 불어댔다"고 꼬집었다.
조평통은 "우리가 리퍼트의 망언을 방해군의 생색내기라고 평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만일 미국이 북남 사이의 대화와 관계개선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합동군사연습과 삐라살포망동과 같은 방해책동부터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조평통은 '무엄하기 짝이 없는 공염불 타령'이란 글에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겨냥, "지난 28일 이 자는 학술회의라는데 나타나 '조건을 달며 대화의 장에 나오지 않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를 걸고들다 못해 감히 우리의 역사적인 중대제안을 두고 공염불이니 뭐니 하고 떠들었다"고 지적했다.
조평통은 "파렴치한 궤변이며 무엄하기 짝이 없는 언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더욱이 류길재가 우리의 역사적인 호소에 대해 공염불이라는 무엄한 말로 시비질한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부수장이라면 지금과 같은 중대한 시기에 어느 것이 대화와 관계개선에 이로운 일인가를 똑똑히 가려보고 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며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백해무익한 행위들을 모두 중단할 단호한 의지를 가지고 올바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조평통은 이날 서기국 보도에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겨냥 "얼마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진행된 세계경제연단 45차 연차총회에 참가한 남조선외교부 장관 윤병세가 우리의 자위적 핵억제력을 악랄하게 걸고드는 추태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조평통은 "그는 '북의 핵무기는 남북관계와 동북아지역평화에 있어 암덩어리'라느니, '북의 비핵화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평화통일을 이야기할 수 없다'느니 뭐니 하는 악담질을 했다"고 윤 장관의 당시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병세는 앉을 자리 설 자리를 가리는 법부터 배우는 것이 좋을 것이며 밖에 나가 동족을 헐뜯는 고질적인 악습과 속물적 근성을 버려야 한다"며 "우리는 북남관계를 파국에로 몰아가려는 대결분자들의 도발적 망동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