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GS그룹, 신성장동력인 2차 전지소재 사업...돈 먹는 하마로

GS그룹은 2차 전지소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그룹 내 계열사인 GS이엠과 파워카본테크놀로지의 실적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GS그룹은 2차 전지소재 가운데 중·대형 전지소재만을 생산하고, 소형 전지소재 라인을 갖추지 못해 사실상 '반쪽'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상황이다.

2차 전지는 한번 쓰고 버리는 일반 건전지(1차 전지)와 다르게 외부 전원을 이용해 반영구적으로 사용되는 에너지다. 2차 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4개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GS이엠은 대형 2차 전지 양극재를, 파워카본테크놀로지는 소프트카본계 음극재를 생산한다.

5일 GS그룹 관계자는 "2차 전지소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를 육성 중"이라고 밝혔다. 2차 전지소재 사업을 맡고 있는 GS에너지 관계자도 "2차 전지소재의 연구개발(R&D) 투자비용과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GS에너지의 R&D 투자비용과 R&D 인원은 증가 추세에 있다. 또 GS에너지 산하에는 전지소재 연구소가 따로 있다.

2012년 3분기 인력 총원이 18명, 인건비 총액은 2억3500만원이었던 전지소재 연구소는 지난해 1분기 인력과 인건비가 각각 25명, 3억67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인력이 30명, 인건비 총액 7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1년 반도 안 돼 인력은 2배 넘게, 인건비는 3배 증가한 것이다.

특히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형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2011년 5월 GS칼텍스와 일본 최대 정유사인 JX NOE의 합작법인인 파워카본테크놀로지의 경북 구미 2차 전지용 음극재 공장 기공식에서 "새로 진출한 소프트카본계 2차 전지 음극재 시장에서 세계 선두업체로 도약한 뒤 전체 음극재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회장은 당시 음극재 외에 다른 2차 전지소재 사업에도 진출할 뜻을 밝혔다. GS그룹은 2012년에 2차 전지소재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GS칼텍스에서 GS에너지로 양도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2차 전지소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GS에너지 산하 자회사인 GS이엠, 파워카본테크놀로지는 매년 '적자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2년 GS이엠은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51억, 49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41억, 영업손실이 76억을 기록, 더 악화됐다. 파워카본테크놀로지도 마찬가지다. 2012년 이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21억과 45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8억의 매출액, 56억의 영업손실을 냈다.

GS에너지가 중·대형 전지소재를 생산하고 있지만, 소형 전지소재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지 않아 사실상 '반쪽' 2차 전지소재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소형·중대형 전지소재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갖춘 곳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GS에너지는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로 진입한 SK이노베이션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중대형 전지만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소형·중대형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갖춘 곳이 수주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전지소재 사업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GS에너지는 코스모신소재를 인수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당초 GS그룹은 GS에너지를 통해 소형 2차 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를 인수해 2차 전지소재 사업을 강화하려고 했다.

GS에너지 관계자는 코스모신소재 인수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2차 전지소재 시장이 소형 60%, 중대형 40%로 이뤄졌기 때문에 코스모신소재를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GS에너지는 지난달 코스모신소재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공시했다. 이는 코스모신소재의 누적 적자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뜩이나 관련 계열사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모신소재를 인수하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코스모신소재의 영업적자는 2012년 107억원, 지난해에도 3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GS에너지의 2차 전지소재 사업 구조는 한동안 반쪽 형태를 유지할 전망이다. GS에너지 관계자는 "당분간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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