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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임차인 계약갱신권' 소급적용 규정…헌재 "합헌"

임차인 계약갱신요구권 관련 헌법소원
2018년 법개정으로 5→10년 기간 확대
"개정 전 계약 소급적용 안돼" 헌법소원

 

[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지난 2018년 법이 바뀌기 전에 맺은 임대차계약이더라도, 최대 10년까지 임차인이 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속 영업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A씨 등 2명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부칙 2조에 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건물을 빌려 장사를 하는 임차인이 임대기간 만료로 영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한다. 임대기간이 끝나기 전 1~6개월에 권리를 행사한다면, 기존 계약이 갱신돼 당장 건물을 비워도 되지 않는 것이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법으로 제한돼 있다. 지난 2009년 개정 법률은 전체 임대기간이 5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고 규정했고, 2018년 법이 개정되면서 10년까지 늘어났다.
    
2018년 바뀐 법은 개정 법률이 시행된 이후 체결되는 임대차계약뿐 아니라, 기존 계약이 갱신되는 경우에도 10년의 임대기간 조항을 적용한다는 부칙을 뒀다.    

A씨와 B씨는 5년의 임대기간이 적용되던 때부터 건물을 빌려주고 있었는데, 이 법의 시행 이후 임대차계약이 갱신돼 10년의 임대기간을 적용받게 되자 헌법소원을 낸 것이다.       

이들은 법이 바뀌기 전에 맺은 임대차계약에도 10년의 임대기간 규정을 적용한 것은 임대인의 신뢰를 깨뜨리고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A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헌재는 개정 법률이 부칙 조항을 둬 기존 임대차계약에도 10년의 임대기간 규정을 적용하도록 한 취지를 설명했다.

만약 새롭게 체결되는 임대차계약에 대해서만 10년의 임대기간 규정을 적용한다면, 임대인들이 미리 임대료를 올려 새 계약을 맺으려 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헌재는 "해당 부칙 조항은 개정 법 시행 이후 갱신되는 임대차에도 적용해 불리한 지위에 놓인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보호하고 시설투자비와 권리금 등에 대한 회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임차인들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공정한 경제질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줄곧 임차인의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돼 부칙 조항을 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임대인에게만 가혹한 부담을 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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