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가 8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60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보는데 16.4%까지 올라온 상태다.
시중은행들은 언택트 시대,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편 시니어 고객도 놓칠 수 없다고 보고 세대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MZ세대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등을 시도한다면 중·장년층을 위해서는 맞춤형 은퇴설계 전문상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대표적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 은퇴자산관리 전문컨설팅을 제공하는 'KB골든라이프센터'를 의정부, 평촌범계 지역에 추가로 개설했다. 지난해 7월 노원, 서초, 부산, 광주지역을 시작으로 지난 3월 말 일산, 신중동 지역에 센터 문을 연 바 있다. 은행들이 디지털 확산으로 점포를 폐쇄하는 추세인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KB골든라이프센터는 시니어 고객만을 위한 공간으로 무료로 운영하는 은퇴자산관리 전문상담센터다. 사전 예약을 받아 은퇴준비자산 수익률을 관리해준다. 금융자산관리뿐만 아니라 은퇴생활비 점검, 절세방안, 퇴직 이후 건강보험,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등 종합 점검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중장년층을 위한 웹 기반 플랫폼 'KB골든라이프X'와 함께 운영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6월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재단은 서울시 50대 이후 세대를 위한 노후설계 통합지원정책을 추진한다. 시니어 특화 서비스 발굴은 물론 은행의 전문성을 살린 금융 콘텐츠 공동 개발 등 협업하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100년 행복연구센터'를 두고 생애금융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등 세대별 자산관리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 은퇴자산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수익률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올해 2분기 IRP 수익률은 5.3%로 3분기 연속 은행권 1위를 차지했다. 동일 기간 IRP 적립금은 33.1% 증가해 성장률 부문에서도 앞섰다. 지난 2018년부터 행내 연금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사전점검 가이드라인, 분기별 재평가, 사후관리 수익률 관리시스템 도입 등 노력 결과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신탁 서비스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100년 운용 치매대비신탁 등 다양한 신탁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은퇴설계시스템 'S-미래설계'를 리뉴얼해 지난해 말 새롭게 선보였다. 상담 현장과 고객 의견을 반영해 상담 프로세스를 대폭 간소화하고, 고객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은퇴자산준비율을 중심으로 은퇴설계서 디자인을 개선했다. 자신의 소득 수준과 연령에 따른 통계를 바탕으로 은퇴 후 실제로 필요한 비용과 매월 필요 생활비를 산출해 현실적인 은퇴 준비를 시작하도록 구성한 게 특징이다.
퇴직연금 고객만을 위한 퇴직연금전문센터도 신설했다. 이곳은 가입자들의 상품 모니터링 수행하면서 전문 상담 서비스를 통해 수익률을 관리한다. 또 인공지능(AI)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쏠리치(SOL Rich) 퇴직연금'으로 펀드 포트폴리오, 자산 리밸런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국 영업점에 미래설계 컨설턴트 617명을 배치하고 퇴직연금 상담센터와 은퇴 상담전용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고객이 필요할 때 언제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고령층 인구가 800만명이 넘어서는 등 초고령사회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고객들의 노후 준비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많은 고객이 은퇴 관련 전문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