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6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의무보유확약(락업)이 걸리지 않은 기관투자자 물량이 많아 코스피 상장 후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시에 대규모로 매물이 출하될 경우 앞선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경우처럼 초반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공모주식 수는 총 6545만주다. 이 중 55%에 달하는 3602만1030주가 기관투자자 청약에 배정됐다. 나머지 25.5%는 일반투자자, 19.5%는 우리사주조합 몫이다.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기간별 배정현황을 보면, 미확약 물량이 1447만1737주로 40.18%를 차지했다. 이어 6개월 36.81%, 3개월 14.07%, 1개월 8.72%, 15일 0.22%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경우 연기금과 은행, 보험사의 의무보유확약기간은 6개월이 82.9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개월이 10.41%로 뒤를 이었다.
운용사 역시 6개월이 44.75%로 가장 많았다. 이어 3개월 33.10%, 1개월 14.18%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매매·중개업자의 경우 미확약 물량이 38.45%로 가장 많았다.
외국 기관투자자를 보면 미확약 물량이 1309만8250주로 72.64%에 달했다. 대부분 물량에 의무보유확약이 붙지 않아 상장 즉시부터 언제든지 매도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SKIET의 상장 초반 하락세가 카카오뱅크에서 재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SKIET는 높은 청약 경쟁률로 기대를 모았지만 코스피에 입성한 5월11일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시초가 대비 26.43% 급락한 주가로 신고식을 마쳤다. 이후에도 외인들의 매도 공세에 6월 초까지 하락세를 이어간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기관투자자 미확약 비중은 40%를 넘어 SKIET(35.4%)를 크게 웃돈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주식 수는 총 4억7510만237주다. 이 중 상장 당일에 유통이 가능한 주식은 1억712만2710주로 22.54%를 차지한다. 이 역시 15.04% 수준에 그쳤던 SKIET보다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의 상장 초기 주가는 외국계 투자자들의 판단에 좌지우지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경우 상장 즉시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주가 흐름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