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송지수 기자] 국내 5대 금융그룹이 잇따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연초 제시한 목표 점검과 함께 세부 추진계획을 논의한다. 특히 디지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등 고유 주제와 함께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중심으로 개편되는 기업문화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룰 예정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날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하나금융은 이달 중하순께, NH농협금융은 오는 22일 예정하고 있다.
그룹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이 모여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고 하반기 추진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그룹사 CEO, 임원만 대면 참석하고 그룹사 부서장급 이상, 전 직원은 비대면으로 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전략회의 주요 키워드는 디지털, ESG경영, 기업문화 등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각 그룹 수장들이 강조한 디지털전환(DT) 가속화, 리스크 관리 등을 재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를 비롯해 금융업에 진출한 새로운 사업자에 대한 위기의식도 고조되고 있다. 자본 규모나 업력은 기존 금융사에 비할 게 못 되지만 이들 회사의 참신한 아이디어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민성은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겨우 30대 후반이다. 애자일(Agile) 조직, 수평적인 소통 문화와 유연근무 등이 특징이다. 이를 참고해 각 그룹사의 직급을 단순화하거나 영어 이름을 부르는 등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가장 먼저 그룹사 CEO들이 만나는 시간을 마련한 신한금융은 지난 7일 제1회 신한문화포럼을 진행했다. 넥타이 정장을 벗고 편한 복장으로 단상 위에 오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리더들이 시대에 맞는 리더십을 갖추고 적재적소에 충분한 권한을 부여해 조직의 스피드를 초가속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최신 트렌드로 무장한 MZ세대 직원들이 창의성과 주도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리더들이 열린 환경을 만들어야 신한이 새롭게 바뀌는 '리부트(Re:BOOT) 신한'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일류 그룹으로 새롭게 재가동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날 포럼 슬로건을 '리부트 신한'으로 정했다. 또 각 그룹사 조직문화 개선활동 추진현황을 다음달 그룹경영회의에서 공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