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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세 어르신도 백신 꾸욱…"건강한데 맞아야지!"

수원 제1호 예방접종센터 75세 이상 어르신 백신 접종
의료진 "병원 옆이니 안심하고 접종에 동참해주세요"

 

[파이낸셜데일리 서현정 기자]  "코로나19로 난리인데 안 아프려면 맞아야지. 아들이 백신 맞고 쉬면 괜찮다고 그래서 걱정은 안 해!"

만 7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1일 오전 8시20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아주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수원 제1호 예방접종센터.

80대 백발 어르신들이 지팡이를 집거나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줄을 서 있었다. 굽은 허리에 뒷짐을 지고 있는 어르신, 휠체어를 타고 온 어르신도 보였다.

휠체어를 탄 한 어르신이 아들과 함께 나타나자 주변이 술렁였다. 주인공은 파장동에 사는 수원지역 최고령 104세 김모할머니다.

그는 며칠 전 TV에서 75세 어르신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는 것을 보고, 혼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해 백신접종 동의서를 제출했다.

김 할머니는 안내에 따라 발열체크와 손 소독을 하고, 예약자 확인을 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예진표를 작성하고, 접종구역에 앉아 대기했다. 분홍 모자 아래 할머니의 눈빛에 긴장감이 비쳤다.

할머니를 모시고 대기하던 아들 김모(67)씨는 "고령이시지만, 편찮으신 데도 없으신 어머니셔서 걱정은 안 했다. 오늘 컨디션도 좋아 보이셔서 다행이다. 오늘 아침에 본인 맞고 올테니 저도 얼른 맞으라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오전 9시가 되자 접종센터는 분주해졌다. 1호 접종자인 김할머니와 아들이 예진실로 들어갔다. 귀가 안 좋으신 어머니를 위해 아들이 의사의 말을 크게 전달하자, 김 할머니는 또박또박 큰 소리로 주민번호와 전화번호를 읊었다.

"할머니 따끔하실거에요. 따끔~ 됐습니다. 30분 동안 대기장소에서 기다려주셔야해요."

접종은 순식간에 끝났다. 덤덤한 모습의 김 할머니는 아들과 함께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위한 대기장소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일사분란하게 접종이 진행됐다. 밖에서 줄을 섰던 어르신들도 하나둘 안으로 들어가 백신 주사를 맞고 나왔다.

 

이날 접종 대상은 1938년 이전에 태어난 수원지역 어르신 404명이다. 접종에 동의한 분들 가운데 고령순으로 접종하다보니 1938년생에서 끊겼다. 오는 21일까지 7605명이 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4월1일부터 75세 이상 어르신 백신 접종'이라는 말만 듣고 접종센터에 왔다가 헛걸음을 한 어르신들도 더러 보였다. 예약확인 과정에서 관계자들은 아직 순서가 아니라고 어르신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했다. 

김모(76)씨는 "동의서를 냈어서 오늘 접종 대상인 줄 알고 정자동에서 버스타고 왔다. 나보다 더 어르신들이 우선순위라고 하니 집에가서 차례를 기다려야겠다"라며 어색하게 웃으며 발걸음을 돌렸다. 

체육관 안쪽 백신준비실에서는 영하 70도 이상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 중이던 화이자 백신을 전날 밤부터 해동하고, 15~30분 실온 방치했다가 희석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상반응 모니터링 장소 앞에서는 구급대원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어르신들을 살펴봤다. 아나필락시스 같은 중증 이상 반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구급차 1대와 구급대원 3명이 상시 대기한다.

이상반응이 생기면 대기장소 앞에 마련된 응급처치 장소에서 의사 진료를 받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체육관 바로 앞에 위치한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한다.   

귀가 뒤 이상반응이 생겼을 경우에는 가까운 보건소로 연락하면 된다. 보건소에서 안내하는 병의원 300여곳에서 접종 이상반응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임상현 아주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은 "아주대병원 응급의학 전문의 등 의사들이 상주하고, 문제가 생겨도 즉시 병원으로 이송이 가능하니 안심하고 접종에 동참해주셨으면 좋겠다. 첫 접종대상이 어르신들이다보니 철저하게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접종 전후로 물을 많이 마셔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시고, 타이레놀 같은 진통제를 드시는 것도 좋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보건소로 연락주셔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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