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산업의 무역흑자 규모가 2년 연속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소재·부품 수출이 전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처음 50%를 돌파했다. 전체 수출에서 소재·부품이 절반 이상인 국가는 일본과 우리뿐이다. 다만 소재보다 부품에 치우친 산업구조 해결은 숙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소재·부품산업 무역수지는 1051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무역흑자 1078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올해 100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2년 연속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소재·부품산업이 1997년 사상 첫 흑자를 기록하며 만성적인 무역적자에서 벗어난지 불과 20년도 되지 않아 1000억불 흑자 시대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수출과 수입은 엔저 지속, 유가 하락, 신흥국 경기 부진 등 탓에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수출은 4.1% 줄어든 2647억 달러다.
다만 소재·부품 수출이 전 산업 수출(5272억 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2%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섰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연합(UN) 통계에 따르면 소재·부품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50% 이상의 비중을 가진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라며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도 30% 중반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9%), 일본(-13.2%), 중동(-6.2%), 유럽(-11.2%), 미국(-0.5%), 중남미(-13.4%)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반면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현지 공장 설립 등으로 수출이 전년 대비 35.2% 성장했다.
또 올해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2년차를 맞은 중국의 경우 '신창타이(新常態)'로 대표되는 중국의 산업구조개편으로 소재·부품 수출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대중(對中) 수출집중도는 전년 34.5%에서 지난해 35.3%로 오히려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전자부품(0.5%), 전기기계부품(3.2%), 컴퓨터 및 사무기기부품(13.0%) 등이 악조건 속에서도 수출이 증가했으나 섬유제품(-11.4%), 화합물 및 화학제품(-15.2%) 등 소재는 대분의 업종에서 수출이 줄었다.
수입은 1597억 달러로, 전년보다 5.1% 줄었다.
중국(-3.8%), 일본(13.5%), 중동(-15.8%), 유럽(-8.4%), 미국(-1.2%)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이 감소했다.
다만 베트남이 73.0% 증가하는 등 수입선이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 무역적자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재·부품 대일(對日) 무역적자는 ▲2013년 205억 달러
▲2014년 164억 달러 ▲지난해 141억 달러로 감소했다. 소재·부품 전체 수입에서 일본산이 차지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대일 수입의존도'도 사상 최저인 16.5%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부품산업 중심의 수출 구조는 여전히 숙제다.
지난해 소재·부품산업 수출에서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로 전년 68.1%보다 2.7%포인트 증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 제조업의 성장 방식은 과거 조립산업에서 소재·부품산업 중심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지만 부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재가 뒤쳐지는 게 문제"라며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향후 우리 제조업의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제4차 소재·부품 발전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소재·부품산업이 먹거리산업으로 성장해 '제조업혁신 3.0'과 '무역 1조불 회복'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