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30달러대로 폭락했지만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반대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LPG 수입가격은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10월부터 인상되더니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9월 LPG 수입가격은 프로판이 t당 315달러, 부탄이 345달러였는데 10월에 t당 32.5달러 인상된 후 지난달과 이달 들어 각각 52.5달러 오르면서 3개월 동안 총 137.5달러가 오른 것이다.
이처럼 LPG 수입가격이 오르다보니 국내업체들도 국내 판매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가스와 E1 등 국내 LPG 수입업체들은 지난달에는 국내 판매가를 동결했지만 이달에는 판매가를 다소 인상시켰다.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LPG를 난방용으로 쓰는 서민들이나 LPG택시를 운전하는 개인택시 기사들은 비용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보인다.
이처럼 LPG 가격이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겨울철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난방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LPG 수요가 동고하저(冬高夏低) 양상을 띠기 때문에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원유 폭락세에도 불구하고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가스인 LPG의 가격이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LPG 수입가격을 결정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 의혹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아람코가 유가 하락으로 생긴 손실을 LPG 가격 인상을 통해 보전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싱가포르 시장에 있는 원유 중개상들이 연말 실적을 올리기 위해 LPG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추측도 있다.
아울러 일각에선 최근 셰일가스 생산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산유국이 자신들의 시장 장악력을 과시하기 위해 LPG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람코가 정하는 LPG 수입가격을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추후에도 수입가격이 오른다면 국내 판매가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국내 LPG 소비자들의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