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소유 및 지배 수준 차이를 기준으로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을 수립, 집행하는 것에 대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현재 소유지배 괴리지표를 바탕으로 경제력 집중 억제정책을 펴고 있다. 소유지배 괴리지표란 지배주주 일가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실제 출자지분(Cashflow Right)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의결권(Voting Right)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8일 '대규모 기업집단 소유지배 괴리지표 동향 및 경제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도별 10대 기업집단과 정부출자 에너지공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소유지배 괴리지표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출자 주요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소유지배 괴리지표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산업개발 등 출자관계로 연계돼 있는 주요 에너지공기업에 대한 정부의 소유지배 괴리지표를 분석한 결과 2002년 0.16, 2008년 0.18, 2014년 0.24로 상승 추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공기업의 소유지배 괴리지표 상승 원인으로 사업영역 확대와 계열사 수 증가, 주요 계열사들의 상장을 꼽았다.
실제로 분석기간 해당 공기업 계열사수가 19개(2002년)에서 35개(2014년)로 증가했다. 2002년에 2개에 불과했던 상장회사도 지난해에는 6개로 증가하면서 외부투자자 지분이 증가해 정부의 현금흐름권(소유권) 대비 의결권이 증가했다.
김현종 연구위원은 "사익편취의 의지가 없는 정부가 출자한 에너지공기업집단의 정부 소유지배 괴리지표가 증가했다는 것은 사업영역 확장과 계열사 수 증가, 기업의 상장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분석기간 연도별 10대 그룹(자산 기준)에 새로 진입한 기업집단의 경우 소유지배 괴리지표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대 그룹에서 탈락한 기업집단의 소유지배 괴리지표는 감소했다. 동시에 10대 그룹에 새로 진입한 기업은 수익성이 평균보다 높았지만 10대 그룹에서 탈락한 그룹들은 수익성이 평균보다 낮았다.
한경연은 "계열사 수, 영위업종 수, 상장회사 수가 증가할수록 소유지배 괴리지표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소유지배 괴리지배가 해당 그룹의 경영성과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집단이 신규 사업에 진출하면서 영위업종 수와 계열사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자본확충을 위해 상장하면서 소유지배 괴리지표도 상승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은 계열사매각과 구조조정으로 기업집단 규모가 감소되면서 소유지배 괴리지표도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