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광주 용산지구 개발구역서 청동기 유물 등 대거 발굴

문화재청 "추가 유물 발견시 공사 즉각 중단" 요청

광주 동구 용산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에서 청동기 시대 유물 등 매장문화재가 대거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개발 지역에서 또 다시 유물이 발굴되거나 발견될 경우 즉각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5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용산동 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원삼국시대(삼한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주거지 40기를 비롯해 청동기 시대 갈돌과 토기 등 유물 598점이 발굴됐다.

(재)호남문화재연구원이 조사기관으로 참여, 지난 2005년 지표조사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했으며 지난 6월 조사 결과 보고서를 동구청에 제출했다.

조사 결과 청동기~삼국시대의 경작유구를 중심으로 삼국시대 토기편, 구하천 1개소, 인공제방, 저습지, 방추차(실을 뽑을 때 사용하는 방적구의 일종), 고려시대 가마 1기, 토기류와 석기·금속류 등 유물(419점)이 발굴됐다.

유물 중에는 토기류가 366점으로 가장 많았다.

주거지의 전체면적은 7.9㎡에서 34.0㎡까지 다양했으며 주로 10~20㎡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면접이 비교적 좁은 주거지의 경우 창고나 부속시설로, 면적이 넓은 곳은 상위 계층의 주거지나 창고, 작업장, 회의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

주거지 안에서 출토된 유물은 3세기말에서 4세기초의 중심 연대를 보여주고 있으나 분석 결과 원삼국시대(삼한시대)초부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원은 용산동유적이 광주 신창동(철기시대 말기에서 원삼국시대 초기에 걸친 복합유적)과 쌍촌동 유적의 사이를 메워줄 수 있는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또 용산동유적의 경우 청동기시대부터 벼농사가 이뤄졌으나 기후 변화 등에 따라 구하천의 기능이 점차 약화돼 원삼국 중후반~삼국시대에 들어 밭경작을 집중적으로 실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측은 "삼국시대 주거지 내에서 출토된 동착(나무에 구멍을 파거나 다듬는 데 쓰인 청동제 끌)은 형태상 기원전 2세기로 볼 수 있다"며 "이는 장성 환교유적에서 소형의 청동검이 출토된 사례와 함께 앞 시기 청동기 시대와 시간적 연결고리를 만들어준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창동 유적과 함께 광주 일대 농경문화뿐만 아니라 고환경을 구체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축적됐다고 할 수 있다"며 "하나의 유적이 자리한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라 당시의 생활모습을 조금이나마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용산동 유적 주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주·전남본부가 광주 용산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착공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문화재청은 공사 과정에서 또 다시 유물이 발견될 경우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5조 및 제17조'에 따라 매장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즉각 공사를 중단할 것으로 요청했다.

광주 동구청 한 관계자는 "매장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통상적으로 내려지는 조치이며 공사는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문화재청이 발굴된 유물에 대한 평가를 마친 뒤 국가 귀속이나 문화재 지정 등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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