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뉴욕원각사 '내부 기둥없는' 세계최대 대웅전 상량식 화제

가운데 기둥없이 축조 1500년 전통공법 재현

동쪽 줄을 잡아당기세요. 서쪽 줄도 잡아당기세요. 영차, 여엉차!"

한국 불교의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세계의 수도‘ 뉴욕에 세워졌다. 25일 뉴욕주 샐리스베리밀즈의 원각사에서 역사적인 대웅전 상량식을 봉행했다.

미동부에서 가장 오래된 원각사의 대웅전 상량식은 회주 정우큰스님과 주지 지광스님, 상민스님과 신도 등 1000여명에 달하는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두시간동안 계속됐다. 

특히 백림사 주지스님과 보리사 등 인근 사찰 스님들은 물론 뉴저지 소심사의 미국 스님들, 중국 보인사의 싱싱스님 등 타민족 스님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주 샐리스베리 밀즈의 30만평 부지에 자리잡은 원각사 대웅전은 세가지 기록을 보유한 한국과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다. 

최고 수령 1000년에 달하는 희귀 목재들로 지어진 것과 가운데 기둥이 없는 세계 최대규모의 법당(84평), 못하나 쓰지 않는 1500년 한국 불교의 공법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3대 기록이다.

대웅전 상량식은 박수연 한국공연예술센터 대표가 직접 리드한 풍물패가 흥을 돋구며 시작됐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등 예불의식을 치르고 대웅전 상단에 있던 대들보는 상량문서가 봉안된 후 줄 역할을 하는 오색천에 휩싸인 채 중앙으로 조심스럽게 이운됐다. 

15m 높이의 천정으로 올라가는 상량식의 하일라이트는 6명의 대목들이 지붕위 동쪽과 서쪽에 올라가 균형을 잡고 사방으로 나눠진 신도들과 스님들이 함께 줄을 잡아당기는 시간이었다.

거대한 대들보가 들어올려지는 과정은 신도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만큼 쉬운 작업이 아니었지만 이광복 도편수의 노련한 지휘에 따라 약 20분여분만에 무사히 정해진 위치에 안착, 신도들의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자아냈다. 

한국 전통의 대웅전 상량식은 미국에서는 처음 거행된 진기한 장면으로 이날 행사를 보기 위해 타종교인들과 미국인들이 많이 자리한 모습이었다. 

회주 정우큰스님은 "돌이켜보면 너무나 힘겨운 순간들의 연속이었지만 그러면서도 감당하고 극복하려고 한 것은 이곳에 원각사를 일군 법안큰스님과의 약속때문이었다. 오늘 양명한 이 곳에 부처님의 전당을 일구게 된 것은 선근있는 자가 지혜로운 마음으로 보시하는 공덕 덕분"이라며 불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화섭 불사추진위원장은 "1974년 숭산큰스님이 창건하고 1976년 주지로 부임한 법안큰스님의 원력으로 중창불사가 이뤄진 원각사가 2004년 정우큰스님과의 인연으로 자자손손 이어질 세계적인 문화재를 건립하게 됐다"며 벅찬 소감을 털어놓았다.

정대원행 신도회장도 "처음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어마어마한 불사가 이뤄지고 후대의 문화유산으로 넘겨줄 수 있는 것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미국내 사찰로는 가장 규모가 큰 30만평의 부지에 자리한 뉴욕원각사는 한국의 불보사찰 통도사의 직계사찰로 지난 2012년 부처님 진신사리탑과 높이 10m의 청동대불상이 건립되었고 대웅전이 마침내 상량식을 갖게 되면서 1천만달러 대작불사의 완성을 향해 가게 됐다.

대웅전은 앞으로 한달에 걸쳐 내부 공사와 함께 한국 최고의 기와장인 등 10명의 기와공이 와서 2만개의 기와를 쌓게 된다. 지붕의 용마루 양편 최상단에 1.5.m 크기의 청동 치미(鴟尾)가 올려지게 된다.

또 대웅전 왼편에 74평 규모의 무량수전이, 대웅전 아래편으로는 동방, 서방의 참선방(74평)의 기초공사가 시작됐다. 무량수전은 총 2750기의 유골을 모실 수 있으며 대웅전과 비슷한 양식으로 지어지는 사방을 유리로 한 아름다운 건축물이 될 전망이다. 

이어 요사채(74평)와 천왕문 삼성각 일주문 보궁법당 등을 차례로 진행해 미주 최초의 전통 한국 대가람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만산홍엽의 황홀한 단풍속에서 펼쳐진 대웅전 상량식은 원각사 합창단의 음성공양에 이어 성악가 박소림 보살의 '시월의 어느 멋진날에'가 울려퍼지며 마무리됐다. 

주지 지광스님은 "원각사에 처음 와서 부처님전에 이 뉴욕에 모든 이들의 고향을 만들어야겠다고 발원했는데 그 발원이 대작불사 오늘의 대웅전 상량식으로 이어졌다"고 감회어린 표정을 지었다.

지광스님은 "원각사는 한인들에게 마음의 고향, 타민족에게 정신적 고향같은 도량이 될 것"이라며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구나 원각사를 고향처럼 찾아주시길 빈다"고 당부했다.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