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사는 대학원생 윤모(26)씨는 이번 추석 고향인 울산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평소에도 버스로만 4~5시간 소요되는 고향길이 연휴에는 더 걸리는 데다 내달 초까지 제출해야 할 연구과제도 쌓여 있기 때문이다. 대신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와 윤씨와 1박2일을 보내기로 했다. 윤씨는 "오랜만에 부모님을 뵙는 만큼 서울에서 짧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처럼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머무르거나 역(逆) 귀성으로 서울을 찾은 시민들을 위해 도심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공연 행사를 마련했다.
우선 시민을 위한 공간 시민청에서는 26일 오후 3시 전자바이올린으로 정통 클래식을 연주하고, 다양한 재즈곡들을 편곡한 공연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3시30분에는 '오빠는 풍각쟁이', '세상은 요지경' 등 1930년대 유행한 희극적 대중가요 '만요(漫謠)'를 만나볼 수 있다. 또 26일과 28일, 29일 사흘간 다양한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추석 세시풍속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시민들은 도심 속 전통문화공간인 남산골한옥마을이나 운현궁 등을 찾는 것도 좋다.
27~28일에는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오(五)대감 한가위 잔치'가 열린다. 특히 민씨가옥 안채에서는 선조들의 차례 예절과 문화를 바로 알기 위한 '차례상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운현궁에서는 26~28일 3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등 민속놀이와 함께 각양각색의 추석 문화행사가 마련된다.
낙산공원과 월드컵공원,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대공원 동물원 등 서울시내 15개 공원에서도 전통놀이 체험마당을 비롯해 공원별 개성있는 행사가 준비된다.
특히 월드컵공원에서는 연휴기간 동안 오후 6시부터 천체망원경으로 보름달과 별자리를 볼 수 있다.
북서울 꿈의숲 아트센터에서는 27~28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판소리 가족 뮤지컬 '닭들의 꿈, 날다'와 민요공연 '김용우의 신(神)나는 콘서트'가 열린다.
이 밖에도 '2015 한가위 박물관 큰잔치(한성백제박물관)', '세종 페스티벌 : 예술로 안아주기, HUG(세종문화회관)', '삼청각 추석자미(삼청각 일화당)' 등이 마련된다.
박대우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각 행사마다 기간과 참여방법이 모두 다른 만큼 방문 전에 미리 전화나 인터넷 등을 통해 알아보고 방문하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