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CBS의 인기토크쇼 진행자 스티븐 콜베어는 초대손님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이렇게 이죽댔다. 해마다 유엔총회가 개막하는 9월 말이면 끔짝한 교통체증이 유발되는 것을 풍자한 것이었다.
올해는 유엔 역사상 최악의 교통체증이 예상되고 있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운집하는 데다 교황의 방문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위와 허식을 버리고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행보로 대중들의 인기가 누구보다 높다.
교황이 22일부터 5박6일간의 방미일정에 들어가면서 첫 행선지인 워싱턴DC와 뉴욕, 필라델피아는 교황을 위한 경호전쟁에 돌입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 속보로 "경호를 맡은 비밀경호국 시크릿서비스가 교황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나 서민들에게 다가가기 좋아하는 교황의 스타일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셉 클랜시 시크릿서비스 국장은 "사전에 바티칸에 가서 현지 경호팀과 교황이 대중과 소통하는 스타일을 연구하는 등 안전문제를 면밀하게 협의했다. 그러나 이번 경호는 25년 경호 경력에서 가장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령 교황이 지나갈 때 사람들은 온갖 것들을 던진다. 꽃과 깃발, 인형들을 던지고 축복을 위해 아기를 교황 앞에서 쳐들기도 한다. 교황이 경호원의 과도한 행동을 원치 않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경호해야 하는데 절대 실수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황의 행렬이 지나는 길에는 대형 차단막이 펼쳐지고 셀카봉도 반입할 수 없다. 뉴욕에서는 교황 방문기간중 드론을 띄우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교황의 동선과 관련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우편물 배송도 중단되고 워싱턴에서는 공무원들이 25일 임시휴무를 하도록 조치됐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4시 전용기편으로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이례적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영접했다.
교황은 23일 오전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미사를 집전한다. 24일엔 연방상하원 연설을 하고 24일 뉴욕으로 이동, 이튿날 유엔총회 연설과 그라운드 제로 방문, 매디슨 스퀘어가든과 센트럴팍 미사를 집전한다. 26일에는 필라델피아로 옮겨 성 베드로 대성당 미사 집전과 인디펜던스 몰 방문, 27일 쿠란 교도소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