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60) KBS 사장 해임 제청안이 KBS 이사회에 상정됐다.
KBS 이사들은 26일 오후 여의도동 KBS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야당 추천 이사 4인이 보완, 제출한 해임제청안을 상정했다. 이 자리에는 11명의 이사 중 10명이 참석했다.
이날 상정된 안은 지난 21일 임시이사회에서 상정 보류됐던 것이다. 길 사장의 입장을 추가하는 등 제안사유를 보완했다. 상정된 안건은 28일 정기이사회에서 정식 의결 절차를 밟는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길 사장은 서면을 통해 조속한 방송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 사장은 28일 이사회에 참석,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1200여명 규모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해임안이 부결되면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예고한 상태다. 2600여명 규모의 KBS 노동조합은 27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마감, 파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KBS 양대 노조와 PD·기자협회는 각각 이사회 앞 침묵 피케팅, 1인 시위, 추가 의혹 제기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길 사장을 압박하고 있다.
김종진 디지털뉴스 국장 등 보도본부 국장 3명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성명을 게재, "이번 사태는 결코 직종 이기주의를 내세운 복잡한 파워게임도 아니고 좌파노조에 의한 방송 장악 시도도 아니다"며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한 적은 없었다. 현명한 결단을 바란다"고 주문했다.
KBS PD협회는 27일 오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KBS 노동조합은 이날 다이아몬드 개발 사기인 CNK 사태에 길 사장이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길 사장 당시 대전방송총국장이 CNK로부터 수천만원을 협찬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검증조차 되지 않은 특정 업체의 사업을 제목에서부터 '자원 외교 승전보'로 단정 지으며 대놓고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는 "CNK 주가 조작의 서막을 길환영 당시 대전방송총국장이 열어줬다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대전총국의 다이아몬드 관련 프로그램은 길환영 당시 대전총국장의 사전지시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대전총국 보도국의 발제로 제작됐다.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길환영 당시 총국장의 개입은 일절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KBS는 이날 일부 일간지에 'KBS 한국방송 경영진 일동' 명의로 '건강하고 참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습니다'는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를 통해 KBS는 "최근 KBS 내부 문제로 뉴스가 파행 방송되는 사태를 빚고 있는데 대해 공영방송 KBS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청와대 외압설' '보도국 독립성 침해' 등의 의혹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