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진도 여객선 참사 현장을 찾아 구조작업을 확인하고 실종자 가족들과도 만났다.
박 대통령이 정부 부처 공무원들과 함께 실종자 가족들이 추가 구조자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을 전격 방문한 것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강한 대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통령이 대형재난사고 현장을 이틀 만에 찾는 등 사고수습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실종자 가족들의 안타까움은 진정되지 못하고 있다.
차가운 바닷속에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딸을 남겨둔 실종자 가족들은 대통령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더딘 구조작업 등에 대한 비판을 강력하게 드러냈다.
현장에서 고함은 물론 욕설까지 터져 나온데서 그들이 느끼는 슬픔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볼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번 사고와 관련, 당국의 여러 대처가 초기부터 원만하지 못하면서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는 쉽게 진정되지 못하고 있다.
당국이 정확한 사고선박 탑승자 숫자도 오락가락 한데다 실종자 가족 등에게 구조 활동 및 사고수습 등과 관련해 정확한 정보 제공을 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이날 현장에서 탑승자 가족들에게 실시간 구조현황판을 설치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토록 하는 한편 정부가 신속히 구조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은 악화되는 여론을 감안한 결정이라 보여진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가족 여러분들과 나눈 이야기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공직자)분들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당연한 지적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가 '국민안전'이라는 점을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의무다.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구조작업 및 사고 수습에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한다. 부처간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해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구조활동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차가운 바닷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지도 모를 탑승자 단 한명이라도 구조하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공직자들은 '옷 벗을'각오로 사태 수습에 집중해야 한다. 그 것만이 당장 애 끓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