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서울시장 경선 주자인 김황식·정몽준·이혜훈 후보가 첫 TV토론 직후 여대생과 미혼모, 연예인을 찾아 표심잡기에 나섰다.
감사원장·국무총리 출신의 김 후보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과 소통에 주력한 반면 정 후보는 재벌 논란을 감안한 듯 취약층인 미혼모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이혜훈 후보는 송해씨와 전원주씨 등 연예인 지지자들을 소개하면서 외연 확대에 나섰다.
특히 이날 저녁 세 후보는 '이미자 노래 55주년 기념공연' 이후 환영 리셉션에 나란히 참석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처음 조우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박원순 대항마'를 자처하면서 잇따라 비판을 쏟아내고, 박 시장도 선거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여대생 만난 김황식, 20대 젊은층 '공략'
김 후보는 이날 숙명여대를 찾아 여대생 200여명을 대상으로 '함께 꿈꾸는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을 갖고,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와 노력에 대해 인생선배로서의 경험과 조언을 건넸다. 친근한 이미지를 토대로 젊은 층과 접촉면을 넓혀 20대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40년간의 공직생활 경험을 회고하면서 "술 마시지 않아도 취할 수 있고 시행착오가 있어도 용서되는 건 청춘이다. 청춘을 스펙쌓기에 할애하기보다는 여러분만의 개성을 살려 스토리를 삶으로 써나가기 바란다"고 조언을 건넸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을 만나 노사관계 현안을 청취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본선 경쟁력을 부각하면서 박 시장과의 대립각을 세우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김 후보 캠프는 보도자료를 내 "언론 브리핑 형식을 통한 실질적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언론 브리핑의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김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기초선거 정당 무공천 방침을 철회한 데 대해 "새정치인지 헌정치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며 "새정치로 평가받지 못하면 그걸로 끝난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몽준, 미혼모 취약층 보듬기 행보
정몽준 후보는 부인 김영명 여사와 함께 마포구의 미쓰맘 지원시설 '애란원'에 방문해 미쓰맘 6명과 간담회를 갖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첫 TV토론에서 재벌 논란에 농담조로 응수하면서 여유를 드러냈지만 본선에서 결국 '재벌 대 서민' 구도가 굴레인 만큼 취약층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미혼모들은 의료비 지원과 함께 임대주택 분양 시 미쓰맘들을 배려하는 방안, 일과 보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을 줄여주는 '탄력적 근무시간제' 등을 당부했다. 미쓰맘들의 당부를 수첩에 적어가며 경청한 정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판하며 공약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복지예산 100조 시대다. 서울시 복지예산만 7조인데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할 일을 하지 않은 건 큰 잘못이다. 의료비는 물론이고 임대주택 문제 등도 관심을 갖고 잘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정 후보는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 철회에 대해 "국민들은 어느 정치인이 '내가 새정치'라고 주장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우리나라 정치가 좀 새롭게 태어나길 기대한다"며 "이번 사례는 국민들로서는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혜훈, 송해·전원주 등 연예인 지지
이혜훈 후보는 보수 기독교 연합 지지모임에 참석한 뒤 평화연합총회에서 특강을 하는 등 종교계 표밭 다지기에 나섰다.
특히 이 후보 캠프는 국민 MC 송해씨를 비롯해 송재호, 전원주, 심양홍, 김진태, 송기윤, 정동남, 송경철, 강만희, 방현주 등 탤런트들이 적극 지지를 표명했다고 소개했다. 가수 중에서는 설운도, 현미, 김도향, 서수남, 장미화, 진미령, 박일준, 김상배, 김국환, 조항조, 이자연, 안다미, 한서경씨 등이 지지를 표했다.
남보원, 한무, 남성남 등 원로들을 중심으로 엄용수, 최병서, 김종국, 이상운, 최형만, 박승대, 김정렬, 지영옥, 김의환 등 인기 개그맨들도 이 후보 지지대열에 합류했다.
한편 이날 세 후보와 박 시장은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리는 '이미자 노래 55주년 기념공연' 직후 환영 리셉션에서 조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