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데일리 정경춘기자] 신용보증기금(이사장 최원목)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최홍진)과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부합하는 녹색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및 외부검토기관의 적합성 평가를 통과한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신보의 녹색자산유동화증권(G-ABS) 편입을 통한 녹색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중소·중견기업은 채권발행일로부터 1년간 기업별 최대 3억원의 이자보전을 받는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기업의 녹색자산 발행금리에서 ▲중소기업 연율 4%p, ▲중견기업 연율 2%p 이내로 이차보전을 지원하며, 이와 별도로 신보는 0.2%p 추가 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녹색자산유동화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발행되는 녹색금융상품으로, 중소· 중견기업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신용도를 보강하는 자산유동화 방식에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접목하여 발행되는 증권을 의미한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6대 환경목표(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물의 지속가능한 보전, 순환경제로의 전환, 오염 방지 및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달성에 기여하는 녹색경제활동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다.
그동안 신보는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2021년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위한 ‘녹색보증’을, 2022년 탄소중립 추진기업을 위한 ‘녹색 공정전환 보증’을 도입해 지난해 말까지 각각 3,591억원, 5,430억원의 보증을 누적 공급했다.
그 공로로 ‘탄소중립 에너지산업 발전 유공 대통령 표창’(2021년), ‘지속가능경영유공-종합ESG부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2022년)을 수상하는 등 녹색경영 선도기관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신보의 녹색금융 지원이 일반보증에서 P-CBO까지 확대되며, 녹색금융분야에서 신보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s)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여 발행되는 자산담보부증권을 말하는데 이 중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CBO를 Primary CBO(발행시장 CBO)라고 한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채권시장에서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회사채 차환발행 또는 신규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2000년 도입되었다.
신보는 올해 약 1,500억원의 녹색자산유동화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며, 해당자금은 녹색경제활동을 위한 시설 및 운전자금으로 활용된다.
상반기에는 지난 3일까지 신청 접수된 기업을 대상으로 5월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신보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홈페이지 사업공고를 통해 우수한 녹색기업들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녹색투자를 하고 싶지만 신용도가 낮아 단독으로 녹색채권을 발행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이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효율성 증대 등 녹색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중소·중견기업은 녹색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회사채 발행으로 직접 조달할 수 있게 되므로, 중소·중견기업의 녹색투자 활성화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활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시범사업은 올해 3월 21일부터 4월 3일까지 1차로 녹색자산유동화 증권 발행을 희망하는 신청기업을 접수 받았으며, 신청한 발행 규모는 450억 원이다.
신용보증기금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들 신청기업의 재무 상황이나 사업의 성격이 녹색자산유동화증권 발행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토하고 독립적인 외부검토기관의 최종 검토를 거쳐 5월 중에 처음으로 녹색자산유동화증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기술원은 사업 공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 부합하는 녹색자산(회사채 등) 편입대상 기업 선정 및 이차보전 지원금 납부 등을 담당하고 신보는 신청기업 보증심사, 유동화회사 설립, 편입기업에 대한 유동화회사 보증 및 이차보전금 신청·지급 등을 맡게 된다.
최원목 이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중소기업의 녹색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을 국내 최초로 발행함으로써 우수 녹색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 제공과 함께 녹색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보는 녹색경영 선도기관으로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흥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이번 지원사업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의 시장 활용성을 넓히고 녹색투자에 대한 중소·중견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